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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SF ‘기묘한 이야기’ 심리극 ‘리버’…한번 빠지면 멈출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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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올해 추석 연휴는 자그마치 닷새다. 매일 TV에서 틀어 주는 추석 특선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몰아 보면 더 재미있을 다양한 콘텐트들이다. 한때 ‘미드(미국 드라마)’ 좀 봤다는 이라면 안성맞춤일 리스트. 평소 쉽게 접하는 한국 콘텐트보다는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해외 프로그램 위주로 추렸다. 안방에서 볼 수 있는 미드와 영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 애니메이션을 망라했다.

◆어디서 볼 수 있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www.netflix.com)의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티빙(www.tving.com)·올레TV(tv.olleh.com) 등에서 유료로 관람 가능.

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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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 기묘한 이야기=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미 해외 평단을 비롯해 국내 영화팬들 사이엔 최고로 ‘핫한’ 드라마다. ‘X-파일’ 시리즈(1993~, FOX)와 같은 SF 스릴러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강추다.

신선한 것 원할 땐 중드 ‘랑야방’
블랙코미디 ‘릭 앤 모티’도 추천

◆ 관람포인트= 한번 빠져들면 멈출 수 없을 만큼 밀도 높은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가는 게 가장 큰 장점. 이야기는 1983년 미국 인디애나주의 소년 윌(노아 스납)이 정체 모를 존재에게 습격받고 실종되며 시작한다. 어디선가 도망 나온 소녀가 윌의 절친한 세 친구 앞에 나타나고, 함께 윌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소녀의 정체는 뭔지, 윌이 잡혀간 곳은 어디인지 등 모든 요소가 서스펜스다. 게다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 등 80년대 미국 영화를 향한 향수 어린 오마주로 가득하다. 논리적인 이야기 구조와 감각적이고 기묘한 표현으로 비뚤어진 어른들의 세상을 그려낸 놀라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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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

▶ 데어데블=마블 만화·영화의 드라마 버전인 ‘디펜던스’ 시리즈의 대표작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도 손꼽히는 인기작이다. 방정맞은 아이언맨이 지겨운 이들, 맨몸 액션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강추다.

◆ 수퍼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이토록 묵직하고 진중하게 영웅의 정체성을 다룬다니. ‘데어데블’은 완성도와 무게감이 남다른 히어로물이자 재미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주인공은 낮에는 맹인 변호사로, 밤에는 가면을 쓰고 불한당을 공격하는 히어로로 사는 머독. 시크하고 섹시한 머독의 매력을 끌어올린 건 배우 찰리 콕스의 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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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레커블 키미 슈미트

▶ 언브레커블 키미 슈미트=여성 배우이자 작가 티나 페이의 재기 어린 말장난이 가득한 시트콤이다. 교포 배우 이기홍이 출연하며 국내에도 제법 많은 팬을 모았다. 추천평 중 “지치고 우울한 시절, 삶의 유일한 낙이었다”는 얘기도 있었을 정도로 밝은 시트콤이다. 유쾌 발랄함의 진수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한없이 씩씩한 동시에 엄청난 ‘똘끼’로 무장한 주인공 키미 슈피트(엘리 캠퍼)가 최고 매력 포인트다. 15년간 사이비 종교 집단에 감금됐다 풀려난 스물아홉 살의 키미. 이타적이고 순수한 그녀가 뉴욕에서 새로운 삶과 사랑을 찾으려는 여정이 펼쳐진다. 그녀의 게이 친구 타이투스(타이투스 버지스)와 맹하기 그지없는 재클린(제인 크라코스키) 등 조연의 매력도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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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겟어웨이 위드 머더

▶ 하우 투 겟어웨이 위드 머더=흥행 제조기라 불리는 미국 ABC의 흑인 여성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의 세 번째 작품이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2005~)와 ‘스캔들’(2012~ )도 그의 작품이었다. 박진감 넘치는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압권이다. 주인공은 법학과 교수이자 변호사인 애널라이즈 키팅(비올라 데이비스)으로, 정의보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 여기는 냉철한 여성이다. 자신의 학생들과 살인 사건에 휘말린 키팅이 무죄를 입증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선보이는 플래시백 구성이 볼거리.

중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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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랑야방:권력의 기록=지난해 ‘중드 신드롬’을 낳았던 본격 중드 입문 드라마다. 제작자 후홍량 사단이 만든 흥미진진한 이야기, 차진 연출 등 괄목상대할 중국 콘텐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티빙에서 볼 수 있다.

◆ 복수와 배신 이야기를 정치 사극에 섞었다. 전쟁 중 아군에 배신당하고 복수를 꿈꾸는 임수(호가)는 이름을 바꾸고 옛 친구 정왕(왕개)을 황제로 만들려 한다. 임수의 감탄스러운 지략뿐 아니라 그와 정왕의 애틋하고 복잡미묘한 관계도 눈여겨보자. 잘생긴 중국 남자들의 깊은 눈빛에 빠졌다는 평이 아주 많았다.

영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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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 리버=지난해 방영한 BBC 신작 드라마. 50년대 냉전 시기 언론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디 아워’(2011~2012)와 영화 ‘셰임’(2011, 스티브 매퀸 감독)의 각본을 쓴 아비 모건이 제작하고 극을 썼다. 심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 가볍게 볼 드라마는 아니다.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형사 리버(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예전에 사고로 죽은 옛 파트너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추리 과정보다는 리버가 죽은 이와 대화하며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지적인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 스티븐 유니버스=미국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 네트워크에서 2013년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같은 회사의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2010~ ) 작가 리베카 슈거가 총지휘를 맡았으며, 수준 높은 젠더 감수성으로 평단의 큰 호평을 받았다. 현재 올레TV에서 더빙판 시즌1을 무료로 볼 수 있다.

◆ 마법의 능력을 지닌 젬 종족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 스티븐. 그는 지구와 인간을 수호하는 조직 ‘크리스털 젬’의 막내로, 여성 젬인 가넷·에메시스트·펄과 함께 산다. 여성의 모습을 한 세 명의 젬은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강인하다. 이들이 춤을 추며 합체 해 거대한 여전사로 변신하는 순간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타인과 어울리며 조화롭게 사는 법 등의 주제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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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앤 모티

▶ 릭 앤 모티= 영화 ‘백 투 더 퓨처’(1985,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감동보다는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 코드를 갖고 노는 블랙코미디로 가득 차 있다. 2013년 국내 케이블TV 방송 때 ‘청불’ 심의를 받았을 만큼 수위가 높았다.

◆ 괴짜 천재 박사인 릭과 그의 외손자 모티는 차원을 이동하는 여행을 한다. 에피소드마다 펼쳐지는 괴기한 세상사가 상상초월이다. 모티는 어느 노숙자의 몸에 있는 전염균으로 구성된 이상한 놀이공원에도 가고, 모티와 섹스 로봇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희한한 상상력과 독특한 감수성이 중독성 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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