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테러에 굴복 안 해…IS에 가차 없이 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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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8시 46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시내 교회들이 일제히 종을 울렸다. 2001년 9월 11일 같은 시각 세계무역센터에 발생한 테러로 희생된 3000여 명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무역센터빌딩(일명 쌍둥이 빌딩)이 있었던 ‘그라운드 제로’에는 수만 명의 추도객이 운집했다. 추모의 종소리는 비행기 한 대가 북쪽 빌딩에 처음 충돌한 순간부터 또 다른 비행기가 남쪽 빌딩에 부딪혀 두 빌딩이 모두 무너져 내린 오전 9시 59분까지 총 6차례 울려 퍼졌다. 유족들은 그라운드 제로에 새겨진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도 11일 오전 8시 46분 백악관에서 묵념 시간을 가진 뒤 미 국방부 추도식에서 연설했다.

9·11 테러 15주기 추모 연설

9·11 테러 15주기를 맞아 미국은 추모 분위기에 잠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테러는 미국을 굴복시키지 못 한다”는 메시지를 인터넷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 이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라덴을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테러는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2명이 사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49명의 인명을 앗아간 올해 6월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 등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리스트들에 가차 없이 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 기념사를 통해 ‘미국적 가치’를 잊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테러를 통해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기를 희망하지만, 우리의 회복력이 우리를 지탱해주고 있다.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사람들에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종·성별·종교나 신념 등에 있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적 가치를 고수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9·11 10주년인 2010년 연설에선 “알카에다가 패배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직적인 탈레반·알카에다 세력이 약화하고 IS 추종 세력의 테러가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사투를 벌이는 실정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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