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영입 쉽지 않네’…험로 걷는 국민의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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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의 중심에 서려는 제3당 국민의당이 험로를 걷고 있다. 영입에 공을 들여온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이어 정운찬 전 국무총리마저 국민의당 입당을 사실상 거절했다.

손학규에 이어 정운찬도 부정적 반응

정 전 총리는 지난 7일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강연에서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운찬 서울대총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정말 기분 좋아하셨다는 말을 정 전 총리에게 하니 저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저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정 전 총리님의 동반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이 함께 대한민국 미래의 길을 만들어갈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반응은 썰렁했다.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에서 강연을 오라고 하면 다 간다”며 “국민의당 강연에 왔다고 해서 어느 당에 간다는 건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밝혔다. 그는 “동반성장과 공정성장의 차이는 이미 신문에서 다 말했다”며 오히려 차이점을 강조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8일 “박 위원장이 지난달 19일에도 정 전 총리를 만나 입당을 권유했으나 정 전 총리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고문 영입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지난달말 안 전 대표와 박위원장이 따로 전남 강진까지 찾아가 손 전 고문을 만났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박 위원장 스스로도 “손 전 고문은 내년초에나 움직일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손 전 고문과 정 전 총리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삼고초려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는 “앞으로도 동반성장과 공정성장의 접점에 대해 (정 전 총리를 만나) 따로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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