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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중 스크린 즐긴 울릉군 공무원

중앙일보

입력

태풍 피해를 본 경북 울릉군의 일부 공무원이 수해복구 중 스크린 골프장을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릉군에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강풍과 폭우가 이어져 이재민이 발생하고 산사태와 낙석으로 도로와 터널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울릉군 감사실은 8일 “군청의 6급 공무원 2명과 7급 공무원 1명이 수해복구 작업 중 스크린 골프장에 출입한 것으로 조사돼 징계 수위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오후 7시쯤 울릉군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직접 골프를 치거나 골프 치는 것을 옆에서 구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실 관계자는 “한 주민이 감사실로 공무원들이 골프장에 보인다고 신고를 해와 현장에 출동해 적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운동을 하거나 구경하기 위해 스크린 골프장을 찾았다고 해명했다.

공무원들의 ‘일탈’은 또 있었다. 울릉군 감사실은 지난 7일 공무원들이 수해복구를 멈추고 식당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조사해보니 울릉 부군수와 군청 한 간부 등 3명이 지난 1일 식당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수해복구 작업을 멈추고 저녁을 먹는다며 식당에 모여 맥주 2병과 소주 1병을 나눠 마셨다.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울릉군청 3층 재난상황실은 텅 비어 있었다. 17명의 상황실 공무원들이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다음날을 위해 쉬자면서 단체로 퇴근해서다. 비 피해 접수를 받고 현장 상황을 유지·관리해야 하는 군청 컨트롤 타워가 순간 ‘공무원 칼퇴근’으로 마비된 셈이다. 김성엽 울릉군 감사계장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더 조사를 해서 징계가 필요한 공무원들은 적절하게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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