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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두환 예방'에 발칵 뒤집힌 더민주…긴급 최고위 소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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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오는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이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당내에서는 당장 “5·18 광주 학살의 원흉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하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추 대표 측은 8일 “국민통합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게 당 대표 당선 인사를 하러 가는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호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추 대표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예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추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호남 출신의 한 당직자는 “추 대표의 예방을 과연 광주시민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국민통합은 물론 필요하지만 이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도 SNS에 “사실무근이기를.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 찬탈, 내란 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적었다. 박홍근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예방하지 않는다고 하니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은 아닐 테고, 국민화합 차원이라면 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그 분이 먼저냐”고 꼬집었다.

당내 분위기가 심상찮게 흘러가자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서도 “말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이에 추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야당 대표가 전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2003년 조순형 당시 민주당 대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야당 지도자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된 데 대해 전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 전직 대통령 예방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그런 가운데 추 대표는 당 대표에 취임한 뒤 지난달 29일 서울 흑석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추 대표는 12일 김종필(JP) 전 총리도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노태우 전 대통령도 예방하려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건강상 문제로 연기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예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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