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1' 두산 니퍼트의 이유있는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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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35)가 시즌 20승 고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니퍼트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9탈삼진·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9승(3패)째를 올렸다. 최근 6연승을 달리며 다승 1위를 굳게 지킨 그는 2위 유희관(15승)과의 차이를 4승으로 벌렸다. 니퍼트의 호투를 앞세운 두산은 롯데에 10-5로 승리하며 시즌 80승(1무 44패)을 선점했다.

니퍼트는 1회 초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높은 코스에 시속 141㎞짜리 직구를 던지다 초구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2회에는 김문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승택의 안타와 김사훈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문규현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주자 김문호가 홈을 밟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신본기의 내야안타로 한 점을 더 내줬다. 팀이 4-3 재역전에 성공한 4회에는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뒤 신본기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니퍼트가 5회와 6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살아나자 두산 타선도 힘을 냈다. 두산은 5회 1사 후 민병헌-오재원의 연속 2루타로 다시 앞서나갔고, 에반스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2점 차까지 벌렸다. 6회와 7회 2점씩을 더한 두산은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롯데는 선발 노경은이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고, 타선이 6안타에 그치면서 전날 끝내기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2011년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는 니퍼트는 올해 6시즌 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는 어깨 부상을 당한 지난해(6승)를 제외하고 매년 10승 이상씩을 챙겼지만, 20승은 물론 다승왕을 기록한 적은 없다. 그동안 최다승은 2011년 15승이었다. 올 시즌에는 한국 무대 데뷔 후 가장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시속 150㎞가 넘는 빠른 직구가 위력을 되찾았다. 직구가 통하자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효과를 보고 있다. 니퍼트는 "경기 초반 힘든 상황들이 있었지만 팀원들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 힘을 낼 수 있었다"며 "19승을 달성해 기분 좋지만 기록은 의식하고 공을 던지지는 않는다. 그저 열심히, 또 즐겁게 다음을 위해 던지고 있다. 20승을 앞두고 있는데 동료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1위를 굳건히 지킨 두산은 지난해 79승을 넘어 1982년(전신 OB포함) 팀 창단 이후 최다 승을 기록하게 됐다. 아직 19경기가 남아 있어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인 91승(2000년 현대) 경신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시즌 초부터 독주하고 있다. 두산은 10승부터 80승까지 10승 단위 승수를 가장 먼저 달성했다. 역대 프로야구 여섯 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한 팀은 모두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부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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