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키우기’ LG화학, 생명과학 합병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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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화학이 같은 그룹 내 바이오·의약 제조사인 LG생명과학과의 흡수 합병을 추진한다. LG그룹 수뇌부에서 새 먹거리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양사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통합안이 마련됐다고 한다.

미래 새 먹거리 찾기 본격 행보
LG화학 자본으로 R&D 활성화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6일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분 매입 방식을 제외한 다양한 방식을 고려 중”이라며 “소규모 합병 등 합병 시나리오는 여러 개”라고 말했다.합병이 이뤄질 경우 LG화학의 사업 구조는 기존의 석유화학과 IT소재(전지)에 바이오 사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미래 사업으로 에너지·물·바이오 등 3대 분야를 제시하고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지난 4월엔 4245억원을 들여 종자·농화학 기업인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농자재·농화학 사업을 추가했다. 사명은 팜한농으로 바꾸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병행했다. 팜한농은 ‘그린바이오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을 표방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를 통해 신규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초소재 분야와 전지, 정보전자소재와 재료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2차 전지 사업에 강점이 있는 업체다.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하면 바이오 사업 확대 전략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변동성을 보완하고 신성장동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02년8월 ㈜LG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 분할하면서 설립된 LG생명과학으로선 합병으로 LG화학의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을 받은 퀴놀론계향균제 ‘팩티브’와, 인간성장호르몬 ‘유트로핀’, B형간염백신 ‘유박스B’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과 소아마비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의 시가 총액은 17조7000억원, LG생명과학은 1조1057억원이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기준 1조7000억원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매 분기 약 6000억원의 현금 창출력이 있어 합병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6일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5.8% 하락한 25만1500원에, LG생명과학은 5.1% 오른 7만100원에 마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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