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청정호수 바이칼 밑바닥은 차·배 하치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러시아 시베리아 중심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바이칼호를 조사한 결과 밑바닥에서 보드카가 실려 있는 트럭 등 1백50여대의 차량과 배가 발견됐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과학자들과 러시아 비상 대책부 탐험대가 지난 2일부터 20여일간 바이칼호 밑바닥을 수색, 수십대의 승용차와 트럭.보트.유람선 등을 발견했으며, 16일 현재 7대의 승용차를 인양했다고 빅토르 벨초프 비상대책부 대변인이 전했다.

통신은 환경검사 도중 발견한 일부 물건들은 30년간 수면으로부터 30~40m 아래 있었던 것들이며 대부분의 차량은 호수가 얼었을 때 이를 건너려던 현지 주민들의 것이었다고 전했다.

벨초프 대변인은 비상대책부.해군.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환경검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이뤄지는 것으로 호수바닥의 생태계에 대한 연구와 유기퇴적물이 환경에 주는 위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칼 지역 비상대책부 책임자인 일리야 코즐로프는 "밑바닥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가라앉아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다만 6대의 1백50t급 화물선, 3대의 모터선, 1대의 증기선, 수십대의 자동차 등이 여러 시기에 걸쳐 침몰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칼호수는=타타르어로 '풍요로운 호수'라는 의미다.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넓이가 한반도의 7분의 1에 달한다. 수심이 최장 1천3백67m나 돼 전 세계 담수량의 5분의 1을 저장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