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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스타 출연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95호 31면

지난 26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뉴스 채널은 16분 동안 중국 연예인의 고가 출연료에 대해 비판했다. 사극 루이쫜(如懿傳)의 남여 주연 출연료가 총 1억5000만위안(한화 약250억원)에 이를 정도로 연예인의 출연료가 너무 과도하다는 비난이었다.


‘중공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中共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은 ‘하늘을 치솟는’ 출연료를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국 관계자가 드라마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연기자를 지정하거나 유명 연예인을 기준으로 출연료를 결정하면 안 된다는 구체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가 연예인의 비싼 출연료를 지적하고 나서자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력이 있는 연예인은 얼마든지 받을 자격이 있지만, 연기력이 부족한데 외모와 팬덤만 강력한 연예인들까지 너무 많이 받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중국전매대학 다이칭 교수는 “중국 문화산업의 발전이 아직 미숙하다”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산업이 발전하면서 생긴 거품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두 명 주연의 출연료 비중은 총 제작 예산의 50∼70%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출연료 비중이 총예산의 20~30% 정도다. 할리우드도 10~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주연의 출연료가 제작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나머지 스탭들의 업무와 후반작업에 그 만큼 신경을 못 쓰게 된다.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좋은 작품의 제작을 가로막는 이 모순된 현상은 방송국, 제작사, 투자자 간의 악순환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다. 방송국에서 시청률과 광고는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다. 이를 늘리려면 연예인의 팬덤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제작사도 방송 편성을 받으려면 작품성보다는 출연 연예인의 인기를 선택하게 된다. 방송사와 제작사 모두가 원하는 팬덤 연예인은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의 출연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돼 있다.


중국에 콘텐츠를 수출하는 한국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다른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한편에선 이익을 조금 할애하더라도 중국과 손을 잡고 가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한국 제작자에겐 중국 문화시장이 성숙해지는 게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요인은 국경도 초월하는 진실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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