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제창 거부 NFL 캐퍼닉…‘돼지 양말’ 신고 훈련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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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샌스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소속 쿼터백 콜린 캐퍼닉.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가 연주 때 기립을 거부한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29ㆍ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이 이번엔 ‘돼지 양말’로 논란이 되고 있다.

LA타임스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캐퍼닉이 지난 10일 경찰 모자를 쓴 돼지가 그려진 양말을 신고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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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자를 쓴 돼지가 그려진 캐퍼닉의 양말. [사진 USA투데이]

앞서 캐퍼닉은 지난달 26일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시범경기에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벤치에 앉아 일어서기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캐퍼닉은 ‘시팅맨(Sitting Man)’이란 별명을 얻었다.

표현의 자유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선 캐퍼닉이 돼지 양말을 신고 훈련한 것이 알려지자 이번엔 경찰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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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은 캐퍼닉이 최근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 등 지역에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으로 흑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돼지 양말’을 신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25만 명의 회원이 있는 미국 최대 경찰 단체인 전국경찰기구연합회는 “캐퍼닉이 경찰을 모욕했다”고 분노했다.

이 단체는 “댈러스 카우보이스가 ‘댈러스 저격 사건’으로 살해된 경찰관을 추모하는 헬멧을 착용하려고 할 땐 금지 했는데 캐퍼닉이 경찰을 모욕하는 양말을 신도록 놔두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캐퍼닉은 자신의 SNS에 “악독한 경찰은 착한 경찰도 위험에 빠뜨린다”며 돼지 양말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흑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백인 가정에 입양된 캐퍼닉은 “나는 흑인과 유색인을 억압하는 나라의 국기에 나의 자긍심을 보여주기 위해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풋볼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발언으로 인종 문제가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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