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50만대 노트7 전량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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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2일 서울 태평로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판매된 갤럭시노트7 전량을 고객들에게 교체·환불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삼성전자가 배터리 폭발 사고로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을 전량 새 제품으로 교체(리콜) 또는 환불하기로 했다. 그동안 10개국에 출하된 250만 대 전체가 대상이다. 이는 소비자가격(98만8900원) 기준으로 2조4700억원 규모다. 삼성전자가 제품 하자로 스마트폰을 리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삼성전자로선 유례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배터리셀 불량 확인, 10개국 출하분 2조4700억 규모
판매 중단…19일부터 신제품 바꿔줘, 환불은 오늘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제품에서 배터리셀의 문제가 확인돼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교환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일까지 국내외에서 접수된 배터리 폭발 사고는 모두 35건이다. 고 사장은 “이는 100만 대 중 24대꼴이 불량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소비자에게 판매된 물량(145만 대) 외에 국내외 유통점에 재고 상태로 보관 중인 제품(105만 대)까지 모두 교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트7은 지난달 19일 한국·미국·영국·호주 등 전 세계 10개국에서 출시됐다.

노트7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는 자재 수급 등 준비기간 2주를 거쳐 19일부터 새 제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3일부터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 이상 여부를 체크하거나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삼성전자의 다른 스마트폰으로 교환하거나 ▶환불을 요구할 수도 있다.

고 사장은 “신제품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 중 불편을 겪은 고객과 제품을 사랑해주는 모든 분에게 염려를 끼치게 돼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삼성전자가 실제로 부담하게 될 교체비용은 대당 부품원가(약 300 달러)를 감안해 7억5000만 달러(약 8400억원) 정도가 될 걸로 추정한다.

수거한 노트7을 부품 등으로 재활용할 경우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더 줄어든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그 이상이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삼성이 입은 타격은 심하지만 전량 리콜은 잘한 결정”이라며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가 원가 경쟁 중심의 경영에서 완전히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임미진·박수련 기자 mijin@joongna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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