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53) 특별감찰관 기밀 유출 의혹과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 비위 의혹을 동시에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이 이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논란을 부른 MBC 보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별수사팀 “한달 내 마무리하겠다”
이는 MBC가 “이 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감찰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게 발단이었다. 이후 ‘특정 언론사 기자’는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현재 “이 감찰관과 통화한 내용을 정리해 몇몇 동료 기자와 카카오톡으로 공유했는데, 이게 MBC로 흘러 들어갔다”며 보도 경위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수사팀은 지난달 29일 이 감찰관과 이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하지만 MBC는 압수수색하지 않아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수사팀은 31일 취재·보도에 관여한 MBC 관계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나섰다. 현재 수사팀은 이 감찰관과 이 기자의 휴대전화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 삭제된 정보를 복원하고 있다.
우 수석 쪽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 수석 아들 우모(24) 수경의 ‘꽃보직’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상철 서울경찰청 차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우 수경은 지난해 2월 의경으로 입대해 4월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다. 이후 7월 업무지원발령 제도를 통해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운전병으로 전출됐고 곧이어 이 차장의 운전병으로 배치됐다.
검찰은 이 차장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지난해 2~8월 우 수석이나 청와대 민정비서실 관계자로부터 부탁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우 수석의 직권남용 의혹과 우 수석이 가족 회사인 ㈜정강을 통해 재산을 축소 신고하고 탈세를 했다는 의혹(횡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인사를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가능하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석수 사표 수리 늦어질 듯=이 감찰관이 지난달 29일 낸 사표를 박 대통령은 수리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9월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도 즉각 수리하지 않다가 법무부의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자 15일 만에 수리했다. 최근 ‘주식 대박’ 논란을 일으켰던 진경준 전 검사장의 경우도 비슷하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