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안 새로운 데자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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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또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난장판으로 변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 그저 민망할 따름입니다. 청문회는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오전에는 시작조차 못하고 파행으로 얼룩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에 반말과 욕설이 뒤섞인 고성이 오갔습니다. “멍텅구리들” “청문회 하기 싫으면 나가시고”같은 막말 위에 “닥치세요” “마이크 뺏어”같은 고함이 덮이며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고 합니다. 결국 청문회는 오후에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습니다. 도를 넘는 의원들의 이런 행태는 새롭지도 않은 데자뷔이지만 씁쓸해 할 국민이 많을 듯합니다. 새 국회에 대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여서 말이지요. 국민을 염두에 둔 품격 있는 정책청문회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일까요.

하반기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의 동반 위축이 지표로 확인됩니다. 경제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7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소매판매는 2.6%나 줄었습니다. 22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라고 합니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등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이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설비투자는 더 큰 폭으로 줄어 한 달 새 11.6%나 급감했습니다. 이후가 더 문제라고 합니다. 구조조정과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추경안 처리 지연과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의 악재가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첩첩산중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경기 위축에 따른 대응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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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올 첫 일본뇌염 환자 발생



잇따른 전염병 발병 소식으로 어수선한 하루였습니다. 학교급식 식중독 확산 사태 와중에 거제에서만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오염된 식수에 노출돼 있는 저개발국에서나 흔히 있을 법한 병이 15년 만에 우리 땅에서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순창서는 번듯한 큰 병원에서 C형 간염이 집단 발병했습니다. 뇌염 첫 환자도 나왔습니다. 긴장한 당정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협의회를 열었습니다. 회의를 직접 주재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입에서 “정말 이게 나라인가”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분야 전반의 도덕적 해이와 허술한 관리체계를 질타했습니다. 국가 방역관리 체계의 근본을 재정비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실천이 긴요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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