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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명량해전 현장에서 바닷 속 보물 찾는 '누리안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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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벽파항 인근에 정박중인 누리안호

14세기 초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하던 배 한 척이 신안 앞바다에 침몰합니다. 그 뒤 650 여년 동안 바닷속에 묻혀 있던 배는 1975년 한 어부가 발견한 도자기 하나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해양 문화재 발굴의 시초가 된 신안 보물선 발굴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배에서는 중국 동전 28톤을 비롯해 도자기와 금속공예품, 목칠기류 등 2만2000여점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울돌목 인근에서 바라본 진도대교. 왼쪽이 진도, 오른쪽이 해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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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안호의 뱃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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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보물선’ 발굴 4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30일 국립 해양문화재연구소가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 울돌목 해역에서 진행 중인 수중문화재 발굴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현장에는 동아시아 최초의 수중문화재 탐사선인 누리안호가 정박해 발굴작업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리안호는 290톤 급으로 최대 35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감압 체임버 등 각종 수중발굴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누리안호의 정명화 선장이 조타실에서 항해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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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유물 발굴을 위해 수중의 유물 집중 매장 구역에 그리드를 설치하여 촬영과 실측을 진행한다.

명량해협으로도 불리는 울돌목은 해상 지름길이어서 예로부터 많은 선박들이 왕래한 길이지만 조류가 강해 사고도 많았습니다. 강한 조류와 병목처럼 생긴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승리를 크게 이끈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현재까지 총 655점의 유물이 출수되었는데, 임진왜란 때 사용됐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3점을 비롯해 경질무문토기 같은 원삼국시대 유물과 고려청자, 조선시대 백자까지 우리 역사 전시기에 걸친 유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당일 현장에서 발굴된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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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안호의 전장식 잠수사가 잠수복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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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최초의 수중문화재 발굴선

사진·글 =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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