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길 교수댁 새우식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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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성악가 박수길교수(45·한양대)와 김진희씨(36) 부부는 자녀들의 의사를 십분 반영, 매주의 메뉴를 「다수결에 의해」 결정한다.
김씨는 식구들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한식·일식·중식·양식스타일을 적절히 배합한 「개발 메뉴」를 자주 식탁에 올려놓는다.
식구들이 잘 안먹는 피망·브로클리등의 야채는 잘게 썰고 그레이비소스등을 쳐 모양과 색이 다른 음식으로 변형시켜 내놓을 정도로 김씨의 조리센스는 창의적이다. 이 집의 별미는 새우식혜.
함경도 출생인 양가 어른들께 전수한 솜씨 탓인지 박교수댁 별미 새우식혜는 일품요리로 주위에 정평이 나있다.
새우식혜를 만들려면 우선 중간 크기의 빨간 튀김 새우 한관을 까서 소금물에 씻은 후 채반에 건진 다음 고춧가루를 뿌려 주물럭거려 놓는다.
역시 중간크기의 무 2개를 채썰어 20∼30분간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짜 오돌오돌하게 만든다.
고슬고슬한 흰 쌀밥을 지어 식혀 놓은 다음 위의 세가지에 찧은 마늘 큰술3, 생 큰술1, 고운 고춧가루·소금등을 넣고 함께 버무린다.
용기에 꼭꼭 눌러 담은 후 간이 적당히 배고 무우가 익으면 독특한 맛이 난다.
식구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는 고추씨를 갈아넣은 막장을 이용하는데 면실유와 쇠고기기름, 멸치가루등을 첨가하는 것이 특징.
박교수는 숙취 후 부인 김씨가 해장국으로 고기국물에 파를 크게 썰어 푹 익혀 내놓는 파국을 좋아한다.
식구들이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무우즙 반컵에 꿀을 섞어 아침·저녁 들게하는 민간요법이 만만치 않은 효능을 발휘한다』고 김씨는 자랑한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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