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녀상의 힘, 앞으로 쭉 이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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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만든 부부 작가인 김서경·김운성 씨가 "작은 크기의 소녀상을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각지에서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경 작가는 2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문화시설에서 열린 대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현재 상황에 분노한 이들이 아주 많아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동포들로부터 수없이 전화가 오고 있다"며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이후 작은 소녀상을 만들어서 세계 곳곳에 보내거나 집집마다 소녀상을 두고 싶다는 의견이 있어서 작은 크기의 소녀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분이 분노해서 소녀상이 앞으로 몇 점이 더 세워질 지 잘 모르겠다"며 앞으로 소녀상을 계속 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운성 작가는 "아베 정부는 '소녀상이 일본을 해치는 것' '일본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일본의 전쟁 범죄를 감추고 은폐하는 것과 우리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일본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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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운성·김서경씨 부부가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시민들이 입혀놓은 옷과 귀마개의 매무새를 고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소녀상을 부정하는 일본 측의 태도가 오히려 소녀상을 더 많이 설치하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운성 작가는 이어 "원래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작은 비석만 설치하려 했는데, 압력을 가하는 일본 측의 태도를 참을 수 없어서 소녀상을 설치한 것"이라며 "미국 워싱턴에도 소녀상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 소녀상'은 지난해 말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일본 측의 위안부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 공분이 확산되자, 김서경·김운성 부부가 소녀상을 세계 곳곳에 확산시키기 위해 내놓은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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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을 10㎝, 20㎝, 30㎝ 세 가지 크기로 제작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금을 낸 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46시간 만에 목표액 1억원을 돌파하는 등 반응이 무척 뜨거워 놀랐다"며 "많은 분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또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평화의 소녀상 확산 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일본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사죄를 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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