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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년 생존 비결, 비행기술·고성능 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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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16면

잠자리는 약 3억 2500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부터 곤충계의 포식자로 군림해 오고 있다. 그 종류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5800여 종이 넘고 우리나라에도 120여 종이 분포해 있다. 잠자리가 이처럼 오랫동안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정지·후진·뒤집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비행기술과 머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다란 겹눈에 있다.


겹눈은 1만(실잠자리류)~2만 8000개의 많은 낱눈들이 모여 이루어졌으며 육각형 모양이다. 각각의 낱눈에는 모두 시신경이 연결되어 있고 원형으로 돌출돼 전방뿐 아니라 측방 및 후방 일부까지 볼 수 있다. 또한 두 겹눈 사이 정수리 쪽에는 세 개의 홑눈(정수리의 까만 단추 모양)이 있어 빛의 밝기를 측정하고 원근과 명암을 파악해 겹눈이 인지한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잠자리 눈의 특성을 이용한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으며, 잠자리처럼 날 수 있는 비행체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실잠자리의 눈을 Canon 65㎜ 매크로 렌즈로 촬영했다. 실제 머리 폭은 3.9㎜로 사진은 40배 정도 확대된 모습이다.


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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