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4개국 영예건"최강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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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을 비롯한 참가국의 태반이 현지에 도착함으로써 86멕시코 월드컵축구 본선은 4년을 기다렸던 개막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계 1백20개국이 참가한 각 지역 예선전을 포함하면 13회째인 멕시코 월드컵대회는 지난 2년간 숱한 파란의 역정끝에 마침내 올 6월한달 해발 2전m가 넘는 태양의 고원(9개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절정의 드라마를 펼치는 셈이다.
월드컵축구란 축구의 세계선수권대회이며 근대올림픽의 출범에 뒤이어 탄생한 유구한 역사에다 이 종목 특유의 보편 대중성과 박력, 그리고 큰 스케일로 인해 단일 종목의 세계최대 스포츠 행사로 군림해있다.
국제정치의 걱량을 일시 정지시킬 정도로 세계인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모아온 지구가족에 4년에 한번씩 카타르시스의 청량제를 선사하는 것이 이 월드컵축구 본선대회다.
월드컵 축구가 탄생한 것은 1930년.
축구발상국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각국은 축구의 프로화가 가속되는 반면, 올림픽은 철저히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자 프로선수도 출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축구최강국을 가리는 대회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이 대회 창설을 추진했다. 그 이면에는 남미의 우루과이가 l924년과 1928년 잇따라 올림픽축구를 제패, 축구 본고장임읕 자부하던 유럽축구계의 자존심을 몹시 건드린 사실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힘·투지·용기, 그리고 팀의 조화를 최대 가치로 여기는 축구경기의 세계최정예이자 백미를 펼쳐놓는 월드컵 본선은 점진적 발전을 한 올림픽과 달리 탄생과 더불어 대회때마다 열파를 불러 일으켰으며 국가간 영예의 다툼 속에 숱한 영웅을 낳기도 했다.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이 이채롭게도 이 분야에서만은 「약소국」 의 신세를 면치못해 「세계의 서민」 에게 더욱 친근미를 주는 듯 싶은 월드컵축구는 아직까지는 유럽과 남미로 대별되는 세계축구의 판도 속에 머물고있으나 우승국은 거의 일반적 예측을 빗나가게 하기 일쑤였다.
우루과이 (1회 4회) 이탈리아(2회 12회)서독(5회)영국(8회) 아르헨티나 (11회) 등이 기적적인 환희를 경험했고 아르헨티나 (1회) 브라질 (4회)헝가리(5회) 네덜란드 (10회) 는 실력의 우위에도 불운을 극복 못해 뼈 저린한을 씹어야했다.
패배,우승을 놓친 최후의 패배가 낳은 최대의 비극은 50년제4화 브라질대회.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하자 브라질의 열성팬 8명이 충격으로 숨지고 리오데자네이로시가는 실망과 분노로 밤새도록 광란에 빠져 「죽음과 악몽의 거리」가 되었다.
당초 미국이 개최지로 결정되었다가 여건이 맞지 않아 반납, 멕시코는 70년에 이어 이 대회를 두번 개최하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출전국은 개최국과 전 대회챔피언(이탈리아)외에 각 지역 예선을 거친 22개국 등 모두 24개국.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1라운드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1·2위인 12개팀에다 각조 3위인 6개팀 중 성적이 좋은 4개팀을 보태 16강이 토너먼트를 벌인다.
한국과 같은 조인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의 대결로 장식되는 개막경기 (6월1일 상오3시 이하 한국시간) 로 부터 장장 한달에 걸친 대드라마가 펼쳐져 7월1일상오3시 결승의 절정을 이룬다.
54년 스위스대회 후 두번째 출전인 한국은 6월3일 상오3시 아르헨티나, 6월6일상오7시 불가리아,6월11일 상오3시 이탈리아와 각각 대전한다.<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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