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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막자" 美서 지식인 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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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한국인.미국인 학자 1백여명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운동의 상징성을 갖기 위해 정전협정 50주년을 맞는 27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체의 명칭은 '코리아를 생각하는 학자들의 모임(The 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 ASCK:www.asck.org)'. 최근 미국 조야에서 북한 선제 공격론과 김정일 정권 교체론(Regime change)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들 학자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를 삼고 있다.

ASCK에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의 면면이 한국학에 관한 한 미국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를 망라한 정상급 학자들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집행위원 12인은 최근 미국학계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40대 전후의 연구자들로 편의상 동부와 서부을 대표하는 찰스 암스트롱(컬럼비아대).신기욱(스탠퍼드대)교수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3월 말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아시아학회가 뉴욕에서 열렸을 때 창립 준비모임을 열었다.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자칫 한반도의 전쟁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미국민에게 북한 문제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이들은 스탠퍼드대학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 웹사이트(www.asck.org)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했다.

여기에 공식적으로 표명한 내용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나 정권교체와 같은 정책은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북미는 무조건적이고도 즉각적으로 직접 협상을 시작해야 하며▶한국에서 군사적 행동이나 전쟁을 피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이들은 북한과 미국은 평화협정을 체결, 이를 긍극적으로 평화적.민주적 통일로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신문기고.토론회.학술 논문 등을 통해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우선 정전협정일(7월 27일)을 계기로 삼아 8월 4일 '더 네이션'지에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광고를 싣기로 한데 이어 각 신문에 기고활동을 강화하고 학술행사를 전개해 가기로 했다.

또한 11월 6일을 '한국 평화의 날(Korea Peace Day)'로 정해 대학마다 기념행사 및 학술행사를 열 예정이며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해 의원이나 의원 보좌관들을 상대로 북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신기욱 교수는 "이같은 한국학 학자들의 한반도 전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제, "우리의 활동이 미국의 지식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사진 설명 전문>
지난 6월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코리아를 생각하는 학자들의 모임’에 참석한 집행위원들. 앞줄 (左) 부터 헨리 임, 찰스 암스트롱, 제임스 팔레, 캐더린 문 교수, 뒷줄 (左) 부터 존 페퍼, 마틴 하트- 랜스버그, 서재정, 신기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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