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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ravel] 여행은 ‘힐링’이고 ‘치유’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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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정말 더웠습니다. ‘뙤약볕’이나 ‘가마솥더위’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올해는 얼마나 더웠으면‘불판 더위’라는 말까지 생겼더군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더운 여름입니다.

더울 때마다 저는 올여름 휴가 때 찍은 사진 한 장을 꺼내 봅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파란색 호수에 하얀색 배 한 척이 지나가는 사진입니다. 미국 오리건주 마자마(Mazama)산 꼭대기가 화산 폭발로 뭉개지면서 만들어진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 국립공원입니다.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 같은 곳이지요. 수년 전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처음 본 뒤 언젠가 꼭 한번 가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입니다.

이 호수는 물 색깔이 무척 푸릅니다. 깊이는 무려 594m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 물 색깔이 너무 파래서 ‘와아~’라는 감탄만 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감동이 다시 느껴지면서 더위도 어느 정도 가시더군요. 같이 갔던 가족들도 너무나 좋아했고요. 공교롭게도 딸과, 집사람의 카톡 사진 배경도 바로 이 호수 사진입니다.

지난달 Jtravel 창간 3주년을 맞아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진 공모전에 400명이나 응모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보니 대부분 부모님과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이더군요. 혼자 된 형님을 위해 조카를 데리고 간 알프스 여행, 팔순이 된 어머님과 친구분들을 모시고 간 라오스 여행 사진도 있고,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부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제주도로 태교 여행을 떠난 임신부 사진도 있었습니다. 사진과 사연을 보고 있으니 한 사람의 삶이 느껴지더군요.

여행은 힐링이고 치유입니다. 때로는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마음은 황무지처럼 쩍쩍 갈라졌다면 여행을 떠나 보십시오.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는 소낙비 같은 것, 그것이 여행입니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여행은 ‘힐링’이고 ‘치유’입니다.

편집장 이석희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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