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기 왕위전] 曺9단, 8연패 사슬 끊고 도전권 쟁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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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37기 왕위전 도전자 결정국
[총보 (1~185)]
白.李世乭 7단 | 黑.曺薰鉉 9단

조훈현9단은 이세돌7단에게 8연패를 당한 끝에 눈물겨운 1승을 거뒀다. 연패의 사슬을 끊은 그 '1승'으로 왕위전 도전자가 되었으니 기쁨도 두배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천하의 조훈현이 어떻게해서 8연패를 당했느냐. 이세돌이 그렇게 세냐. 그때마다 답변이 궁했다. 천적관계가 비슷한 기풍의 기사들끼리 형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풍이 비슷한 기사는 조금만 실력차이가 나도 힘을 못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세돌7단이 이미 조훈현9단의 경지를 넘어섰느냐 하는 것은 전혀 증명된 사실이 없다.

曺9단에게 이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거지"라고 대답했다. 어쩌면 이게 정답일 것이다. 5연승하다 8연패를 당한 曺9단은 아무튼 귀중한 1승으로 구설에서 벗어났다. 이 판은 4단계의 과정을 거쳐 흑승이 결정됐다.

▶ 50까지는 백이 두터운 국면.

▶ 52가 완착. 이 수는 '참고도1'이 좋았다.'참고도2'는 실전을 옮긴 것인데 흑이 좌변에서 자리를 너무 쉽게 잡았음을 알 수 있다. 형세 호각.

▶ 80은 이세돌7단의 착각이 담긴 대실수. 81, 83의 강타를 당해 아무 대가없이 잡혀버렸다. 흑 우세.

▶ 비세를 의식한 李7단이 흑의 양대마를 무섭게 공격하여 110에 이르러 좌측 대마가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曺9단은 타개의 대가답게 111의 기막힌 묘수를 찾아낸다('참고도3'의 흑1). 이 수로 흑은 꽃놀이패를 만들 수 있었고 결국 중반 KO승을 얻어냈다(126.132.138.144.150.162.168.173=6, 129.135.141.147.159.165.171=123, 164=41).185수끝, 흑불계승.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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