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아버지는 뭐 하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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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SLBM 기술이 예상외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동해에서 북한이 쏜 SLBM은 500여㎞를 날아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북한의 SLBM은 지난 두 차례의 발사실험에선 멀리 가지도 못하거나 공중폭발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위협적인 전략무기로 우리 앞에 덜커덕 나타났습니다. 잠수상태에서 발사하는 SLBM은 감시하기 어렵습니다.

발사거리가 500여㎞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추정돼 우리는 물론 이웃나라에게도 큰 위협입니다. 핵탄두를 싣고 남해안으로 잠입해 발사하면 사드로도 막을 수 없다 합니다. 북한의 핵 위협 범위가 극단적으로 확대된 셈입니다. 스마트폰 하나 못 만들어도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면 가공할 무기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엄중대응, 예의주시 같은 판에 박힌 말로는 국민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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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내년도 본예산 편성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금액은 처음으로 400조원이 넘습니다. 노르웨이의 1년치 GDP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일자리 예산이 두 자릿수로 늘고, 저출산·문화·복지·교육·국방도 평균 증가율(3.7%)보다 더 는다 합니다. 본예산은 30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2일 국회에 제출됩니다. 이거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될 것이고, 문제는 추경입니다. 추석 전에 돈이 풀려야 경기에 자극을 줄 텐데, 국회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버티던 야당이 여론압박을 의식해 막판에 합의해줄지가 관심사입니다.

아버지는 뭐 하시나?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이런 질문 받으면 참 황당할 겁니다. 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사원 채용할 때 가족관계를 묻고, 그 중 상당수는 부모 직업까지 묻는다는 게 노동부 조사 결과입니다. 직무능력과 관계없는 인적 사항을 채용에 반영한다는 것은 비즈니스도 그렇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 기준으로 채용된 사원들은 거래처와 상담할 때도 서로 ‘아버지 뭐 하시는지요’ 하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참 후진적 코메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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