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1백 52명이 민주화 촉구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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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백 52명은 9일 조속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상오 10시 서울 견지동 45 조계사 대웅전 앞뜰에서 박진마스님(38) 등 각지방 소장 승려 대표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 선언문에서 승려들은▲민족적 위기 극복을 위해 민주화는 조속히 실현되어야 하며▲민중의 생존권과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민족문화의 전통을 새롭게 계승하여야 하며▲민족적 염원인 통일은 자유로운 논의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려들은 선언문에서 『이 나라는 단 한번도 민주주의를 실현해 보지 못한 채 독재에 신음해 뫘으며 장기독재는 권력자와 눌린 자, 부자와 빈자,「억압자와 저항자의 양극화현상을 초래했고 국민적 통합성을 상실하게 했다』고 주장, 민주화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했다.
승려들은 또 「5·3인천사태」와 관련, 『이 사태를 전후하여 표면으로 부상한 「반미·반핵·반전」등을 용공좌경으로 단정하고 이를 자유민주체제의 근본적 부정이라고 단죄함은 너무도 평면적·단선적인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하고 『오히려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발전적으로 수용해 민족자주권의 토대를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려들은 또 개헌문제와 관련, 『민주화의 중심과제가 개헌이라고 한다면 민주제개헌은 확실하게 실현되어야 하며 민중의 정치·경제·사회 등 제반 권리가 그 내용으로 담겨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진정한 민주제 개헌의 내용과 배치되는 보수대 연합구상은 그 저의가 현재의 국민의 정치적 열기를 이용한 정치술수에 불과하므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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