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1위는 미국? 브라질 '인수 금메달'은 중국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금메달 35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32개.

미국은 19일 오후 현재 리우올림픽 메달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 자산을 놓고 벌이는 ‘인수 게임’의 승자는 단연 중국이다.

19일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기업은 무려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어치의 브라질 자산을 사들여 전세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약 26억 달러)을 한참 앞서는 수치다. 중국은 왜 브라질 투자에 적극적인 걸까.

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은 십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반기는 상황이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최근 5년 동안 50% 넘게 떨어졌다. 헤알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당 4.0헤알을 넘어설 만큼 추락하다가 최근 이머징 시장이 선전하며 연초 대비 30% 반등중이다. 자국 기업의 주식가치가 이미 많이 올라버린 중국 기업 입장에서 브라질 자산은 ‘싸고 매력적인’ 매물인 셈이다. 브라질 정부가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 규제 문턱을 낮춘 것도 유리한 환경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셉 갤러거 아태지역 M&A부문장은 “브라질은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간 이후 늘 중국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중국도 지속적으로 브라질 자산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을 팔아 부채를 줄이려는 브라질 기업들이 많은 것도 중국발 투자의 촉진제가 되고 있다.

브라질 전력사 CPFL 에너지아는 레버리지 비율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지분 24%를 중국 국영 전력기업인 국가전망공사(State Grid)에 매각했다.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브라질의 발레(Vale) 역시중국공상은행(ICBC) 산하의 공은국제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40만t급 광석 전용선(VLOC) 3척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가는 2억6900만 달러(약 3004억원)다.

브라질 투자은행인 방코 브라데스코는 “많은 브라질 기업들이 부채탕감을 위해 매력적인 자산을 좋은 가격에 파는 것을 사실상 권고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상품가격이 연초부터 반등세를 보이는 것도 중국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요소다. 자원부국 브라질에는 세계적인 자원 기업들이 많다.

중국 국영기업 장강삼협집단공사는 지난 2월 브라질 파라나강에 위치한 두 수력발전소의 운영권을 37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사들였다.

JP모건은 “상품 가격이 회복해 안정세로 접어들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브라질에 풍부한 금속이나 광산자원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