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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뉴욕타임스 '소설'쓰고 있다. 취재자격 박탈 고려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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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중앙포토]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주류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며 상황 반전에 나섰다. 이번 타깃은 올 1월 일찌감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NYT)다.

13일(현지시간) 미 코네티컷주 페어필드 유세에서 트럼프는 “어쩌면 우리는 NYT의 취재자격을 박탈하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네티컷 주는 뉴욕시 근처로 민주당의 아성인 동북부 지역에 속해 있다.

이날 NYT는 ‘트럼프 구하기 작전이 실패한 내막’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가 처한 상황을 꼬집었다. 지난 6월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경질했을 때부터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시너가 트럼프를 ‘막말꾼’이 아닌 ‘텔레프롬프터’(원고표시장치)를 읽는 진중한 후보로 변모시키려 했지만, 트럼프 본인의 몇가지 실책으로 이러한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는 내용이었다.

코네티컷 주 유세에서 그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부정직한(crooked)’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부정직한 언론과 맞붙고 있다“며 ”NYT에는 몇몇 재능 없는 기자들이 있으며 어쨌든 그들은 지옥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지지자들이 유세 초반 3분 간 여섯 번 이상 기자들을 향해 야유를 퍼붓도록 유도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는 ”망해가는 NYT가 소설을 쓰고 있다“며 ”항상 나에 대해 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와 NYT 간의 악연은 이전부터 반복됐다.

NYT는 5월 사설에서 트럼프가 현대 주요 정당에서 배출한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논란 많고 준비가 덜 된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이달 10일 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를 ‘역겨운 인간’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유세는 약 35도 이상의 폭염 속에서 청중 5000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트럼프는 ”코네티컷주는 1988년 이래 공화당 대선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지만 나는 여기서 경합을 벌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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