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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순씨의 「한국인」 현지출판사와 계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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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작가 손장순씨 (한양대불문과교수) 의 장편소설 『한국인』이 프랑스어로 번역,파리에서 출판되었다.
이와같이 한 작가의 장편소설이 프랑스 출판사를통해 직접 출간된것은 처음있는 일로 우리 문학의본격적인 해외 진출이라는점에서 의의를 갖고있다.
이번에 출판된 『한국인』은 손씨가 쓴 첫번째 장편으로 66,67년 현대문학지에 연재한뒤 68년에 단행본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작품이다.
제4회 한국여류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한국인』 은 「4· 19」 「5· l6」의 격동기를 겪는 지식인들의 고뇌와 갈등을 미국유학생과 불문학을 전공한지식인부부를 통해 그려낸작품으로 밀려들어오는 외래문명속에서 상실해가는 젊은이들의 의식세계를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손씨는 이번 출판에 대해 『파리의 중견출판사인 라팡세 유니벨셀사와 만족할만한 조건으로 이루어졌다』며 『프랑스 출판사들과 우리 작가들이 전혀 접촉한일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체결과정에서 특히 어려운점이 많았다』 고 밝혔다.
이번 작품의 프랑스 진출은 75년부터 문예진흥원측에 의해 거론돼 일부 번역이 진행되다가 한동안 중단됐었다.
81년,82년 또다시 외대교수여동찬씨 (본명 「로제 르브리에」)가 번역작업을 했으며 현지 출판사 물색기간 1년및 계약체결기간 1년등을거친뒤 84년 10월에 정식계약을 맺었다.
계약조건은 한국측에서 출판사에 출판보조비 1만2천달러 (1천70만원) 를 지원 (문예진흥금 6천달러 대우지원금 6천달러) 했다.
작가는 초판 3천부에 대해 40%의 인세를,재판부터는 일반방식대로 10%를받는다.
파리에서 4백9쪽짜리『한국인』 의 정가는 1백35프랑, 한화로 1만6천원 정도로 초판 3천부만 팔려도 작가측은 1천8백만원정도의 인세를 받을수 있는 것으로 국내출판의 경우 약6만부 정도가 출판돼야 받을수 있는 높은 금액이다.
현재 손씨의 『한국인』 이외에 우리 작가들의 파리현지출판은 81년 14명 작가의 단편모음집 『환영을 찾는 여인』 이 있으며 나머지 소설집은 국내에서 프랑스어로 인쇄된 것들이다.
올 5,6월에는 손씨의 장편에 이어 구상시집 (제목은 미정) 이 한불수교 1백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현지에서 간행될 예정이다.
손씨는 이 작품이외에도『세화의 성』 『공지』등 8편의 장편소설과『불타는 빙벽』 『대화』등 3권의 창작집, 중편집 『목마른 후조』등의 저서를 갖고있다.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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