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평균 10% 인하|내일부터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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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름 값이 30일부터 소비자 가격 기준 평균 10% (공장도 가격 10·7%) 내린다.
또 석유 수입 관세는 5%에서 12%로, 석유 사업 기금은 배럴 당 50센트에서 1달러 92센트로 오른다.
정부는 29일 『국내 5개 정유 회사들이 3월 한달 동안 들여온 원유 복합 단가가 배럴 당 평균 18달러 34센트로 지난 1차 조정 때 (2월20일) 기준 가격 (22달러 89센트) 보다 4달러 55센트가 낮아짐에 따라 38일만에 2차 기름 값 인하 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계 기사 2면>
주요 기름의 소비자 가격 인하 폭을 보면 ▲벙커 C유 11.2% (ℓ당 1백57원35전→1백39원 81전) ▲보통 휘발유 8.1% (ℓ당 6백20원→5백70원) ▲등유 8·1% (ℓ당 2백61원→2백40원) ▲경유 7·3% (ℓ당 2백48원→2백30원) ▲일반용 프로판가스 6·2% (㎏당 6백18원→5백80원)씩 각각 내렸다.
또 택시에 쓰는 부탄가스 소비자 가격은 7·2% (㎏당 5백80원→4백76원)가 내렸다. 1차까지 합한 소비자 가격 인하율은 보통 휘발유 13·6%, 등유 17·5%, 경유 17%, 벙커 C유 24·7%, 프로판가스 9·4%로 평균 20·8%나 된다.
정부는 1차 조정 때와 달리 전력 요금은 조정하지 않았다.
한국 전력은 이번 조정으로 연간 6백억원의 이익을 보게 되는데, 인하 요인이 미미해 전력 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이를 전원 개발 및 외채 상환에 쓰도록 했다.
정부는 1차 조정 때 총 인하 요인의 80%를 국내 기름 값에 반영시켰으나 이번에는 55·6%만 반영시키고 나머지는 국제 유가 변동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관세 인상 (전체 인하 요인 중 21·8%)과 석유 사업 기금 인상 (22·6%)으로 떼어갔다.
2차 원유 도입 가격의 하락으로 우리 나라는 연간 9억7천4백만 달러를 절약하게 된다.
도매 물가는 1·457%, 소비자 물가는 0·079%의 인하 요인이 각각 생긴다.
정부는 원유 가격이 당분간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전망이 불투명하고 반드시 다시 오를 것이므로 앞으로 생기는 유가 하락 요인은 원칙적으로 국내 유가에 반영 않고 기금 등으로 흡수해 나라 경제 체질 강화 및 원유가 상승에 대비한 완충 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유가 조정에 따른 원가 절감 부분의 대부분을 관련 제품 가격에 반영, 수요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조속히 가격 조정을 해나가기로 했다.
조정 방향은 에너지 가격이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가격인하 요인이 큰 판유리·종이류·섬유 원사·비료·카프롤락탐·조미료·설탕 등 컬러 TV 가격을 추가 인하토록 유도하고 1차 유가 인하 때 인하 요인이 0·5% 미만 이어서 제품 가격 인하를 보류했던 빵·의약품·조제 분유·피아노·냉장고·시멘트·합판 등의 가격도 1, 2차 유가 인하 효과를 합쳐 함께 내리도록 할 방침이다.
교통 요금도 고속버스·시외버스·국내 항공 요금을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추가 인하하고 시내 버스·택시 요금은 요금 구조 개편·버스 노선 조정 등을 감안, 조정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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