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처럼 검지로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침팬지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키나와 시의 한 동물원에 있는 침팬지 '스구루'.
자신의 검지를 인간의 검지와 맞대는 모습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SF 영화 '이티'(E.T., 1982) 속 외계인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E.T. 침팬지'라 불린다.
관람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며, 동물원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됐다.
'영리한' 스구루를 보기 위해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동물원 측은 밝혔다.
수컷인 스구루는 37세로, 인간으로 치면 70세 할아버지다.
신장 120㎝, 체중 50㎏의 스구루는 20년 전부터 인간에 의해 사육돼왔다.
검지를 내밀어 사람과 소통하기 시작한 건, 올해 4월부터다. 동물원에 새로운 침팬지 집이 만들어지고,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사람과 접촉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사육사에게 검지를 내밀게 됐다는 것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침팬지는 단체생활을 하는 동물로, 손가락이나 손을 서로 맞대는 습성이 있다"며 "스구루도 그런 본능 때문에 사람들과 스킨십을 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구루가 항상 관람객들에게 검지를 내미는 것은 아니라고.
컨디션이 좋을 때만 검지를 내밀기 때문에, '소통'에 실패한 어린 관람객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