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보려고 1만8000km 걸어온 남성…정체 알고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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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을 보려고 러시아에서 브라질까지 1만8000km를 걸어온 남성이 화제다.

10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인터넷 매체 스터프(stuff)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 세르게이 루캬노프(60)가 지난해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 496일(1년 4개월 7일)을 걸어 지난 7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했다.

남미에 도착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칠레 산티아고까지 비행기를 탄 여정을 제외하고 그가 걸은 거리는 1만8272㎞로 서울과 부산을 20차례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기네스북에서 인정해 준다면 세계 최장 도보 기록이다.

세르게이는 하루 평균 40~60km를 걸었고 그동안 닳아 없어진 운동화는 6켤레다. 그가 짊어진 배낭 무게는 7㎏에 달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세르게이가 러시아에서 갑작스런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데 1달 반을 보냈다. 만약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리오에는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세르게이는 중국에 머무는 동안 비자문제가 발생해 이틀간 140km를 걸어 체류시간을 줄이기도 했다.

과거 올림픽에 출전했던 경보 선수인 세르게이는 선수로 활동하는 50년 동안 무려 1350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했다.

세르게이는 최근 한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지구 전역을 걸어 돌아보는 게 꿈이었다”며 “리우에 머무는 동안 브라질 축구 전설 펠레를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남미에서 올해를 보낸 뒤 내년 봄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출발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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