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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뱃놀이 얼씨구~ 사물놀이 절씨구~ 강에서 하룻밤 어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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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식히는 한강 밤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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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는 밤에 카약도 탈 수 있다. 뚝섬 한강공원 윈드서핑장에서 출발해 청담대교까지 이르는2km 구간을 카약을 타고 누빌 수 있다. 야간 카약은 한강에서 밤에 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체험이다.

한강은 밤에 더 놀거리가 많다. 지난해부터 생긴 변화다. 카약을 타고 깜깜한 강을 헤칠 수 있고, 튜브를 타고 오붓한 데이트 여행을 할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요트에서 선상파티를 열 수도 있다. 열대야를 물리치는 한강 밤 놀이 6가지를 소개한다.

① 밤에 즐기는 뱃놀이 카약

야간 카약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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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카약을 타려면 밤이 더 좋아요. 낮에는 윈드서핑·수상스키 등 다른 수상 레포츠 때문에 위험할 수 있지만 밤에는 유람선만 조심하면 되거든요.”

한강에서 유일하게 야간 카약 체험을 진행하는 수상 레저업체 ‘루나루(lunaru.modoo.at)’ 강희구(35) 대표의 설명이다. 사실 낮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노를 저으며 배를 탈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밤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깜깜한 한강을 카약으로 누빌 수 있다니, 왠지 모를 모험심까지 일었다.

야간 카약 체험은 토·일요일 오후 7시와 9시에 각각 진행된다. 한 타임에 최대 30명까지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야간 카약 체험은 특히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이용자 중 80%가 20∼30대 여성이란다.

여정은 이렇다. 오후 7시 뚝섬 한강공원 윈드서핑장에 모여 10분간 안전교육을 받는다. 카약에서 일어서지 말 것, 배를 심하게 흔드는 장난을 치지 말 것 등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이어 랜턴이 장착된 구명조끼를 입고 노를 챙겨 선착장으로 간다. 준비운동을 한 다음 카약에 올라 선두에 있는 강사를 따라 천천히 노를 저어 청담대교까지 나아간다. 뚝섬에서 청담대교까지는 편도 2㎞다. 다리 밑에서 사진도 찍고 야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윈드서핑장으로 돌아온다. 1인승 카약을 체험했는데 하나도 안 힘들었다. 체험 시간 약 2시간, 체험비 1인 3만원. 010-3913-2915.

② 물에서 즐기는 한밤의 소풍 튜브스터

테이블과 의자가 설치된 6인승 보트 튜브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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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스터’는 올 여름 한강에서 가장 핫한 레저 시설이다. 지난해 5월 처음 운행을 시작했는데 SNS에서 이슈가 돼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방송에도 소개됐다고 한다. 튜브스터는 테이블과 의자가 장착된 커다란 튜브라 할 수 있다. 전기 모터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키를 움직여 속도와 방향만 조절해주면 된다. 최대 시속은 10㎞ 정도인데 지정된 구역(세빛섬 주변 약 500㎡) 내에서만 타야 한다.

안영호(47) 튜브스터 대표는 “오후에도 운행을 하지만 이용객이 가장 몰리는 시간은 저녁이다”라며 “튜브스터에서 피크닉 기분을 낼 수 있으니 꼭 먹을 것을 챙겨 오라“고 권했다. 주말 저녁에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 가장 많이 찾는단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안 되지만 맥주 한 캔 정도는 갖고 탈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이 치맥(치킨+맥주)을 준비해온다. 노량진에서 회를 사오는 사람도 더러 있다. 밤이 깊을수록 정취도 깊어진다. 튜브스터 선착장 뒤로 ‘세빛섬’이 있는데, 밤이 되면 건물 전체에 화려한 조명이 들어온다. 울긋불긋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4∼11월, 평일 오후 4시∼자정, 주말·공휴일 오후 2시∼자정 운영한다. 튜브스터 한 대에 최대 6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대여료 한 대 30분 3만원, 1시간 4만5000원. 070-4288-1363.

③ 유람선에서 즐기는 각종 공연 아라호

아라호는 공연관람 전문 유람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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꽹과리와 장구 장단에 신명난 관객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희들의 현란한 춤사위에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서울 정동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 얘기가 아니다. 저녁이 되면 한강을 유람하는 이색 유람선 아라호의 풍경이다.

아라호는 공연 관람을 목적으로 만든 유람선이다. 3층으로 된 아라호의 최대 승선인원은 310명인데, 관람석이 1층과 2층에 150석 있다. 지난달 26일 처음 공연을 시작했다. 지금은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여성 공연그룹 ‘퀸스틀러’의 재즈·국악공연이 번갈아 열린다. 앞으로는 비보잉과 K팝 공연도 열 계획이란다. 공연시간은 약 40분이다.

첫날 약 100명이 공연을 관람했는데,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비슷했다. 외국인은 중국인이 대부분이었는데, 단체 관광객보다 가족 여행객이 훨씬 많았다. 하석주(45) 아라호 대표이사는 "아라호는 고품격 공연을 지향하고 저렴한 단체 관광객을 받지 않기에 일반 유람선에 비해 요금이 다소 비싸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공연이 끝나면 관람객은 3층 갑판으로 올라가 야경을 구경한다. 아라호는 여의도 선착장에서만 타고 내릴 수 있다. 공연 전용 유람선은 하루 한 차례만 운행한다. 매일 오후 7시 30분 출발해 양화대교 앞까지 갔다가 9시쯤 돌아온다. 다른 시간에는 유람선과 디너 크루즈으로 이용된다.  어른 3만5000원. 02-978-7979.

④ 야경 보면서 선상파티 요트 선상파티

반포대교 분수 쇼를 보기 위해 정박한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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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만 해도 한강에서 요트 선상파티는 불가능했다. 국내에서 요트 선상파티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출발하는 요트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지난달 3일 한강에서도 선상파티를 여는 야간 요트 투어가 시작됐다.

선상파티가 열리는 요트는 여느 요트보다 커야 한다. 음식 테이블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길이가 42피트(13m) 이상인 대형 요트에서만 선상파티가 가능하다. 대신 가격이 만만치 않다. 42피트 요트 한 척을 2시간 빌리는데 180만원이다. 모두 10명이 탈 수 있다. 여기에 새우튀김(2만원)·파스타(2만5000원) 등 음식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 음식은 크루(선원)가 세팅해준다.

2시간짜리 코스의 경우 요트는 해질녘 여의도 서울 마리나를 출발해 잠실대교까지 갔다가 8시 30분쯤 반포대교로 돌아와 닻을 내리고 선상파티를 시작한다. 달빛무지개분수 쇼 시작 시간에 맞춘 여정이다. 지난달 28일 선상파티에 참석한 나미옥(49)씨는 “고급 요트에서 감상하는 서울의 야경은 더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반 요트 투어의 경우 요트 크기와 대여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27피트(약 8m)짜리 크루즈 요트(8인승)를 타고 양화대교∼서강대교를 1시간 가량 돌아보는 프로그램은 1인 1만5000원이다. 요트 한 척을 1시간 동안 빌리는 가격은 15만원이다. 070-4413-2343.

⑤ 밤이 더 아름다운 한강 다리와 분수

뚝섬 한강공원에 설치된 음악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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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에 조명이 들어오면 서울도 여느 외국 도시 못지 않게 아름답다. 여기에 분수 쇼까지 더해지면 한강은 훨씬 화려해진다. 현재 한강 다리 30개 중에서 14개 다리에 조명이 들어온다. 방화·가양·성산·원효·한강·반포·동호·성수·청담·올림픽·구리암사·행주·동작대교와 당산철교다. 이 중에서 행주대교와 동작대교는 지난 5월부터 야간 경관 조명을 켰다.

시원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분수는 한강변에 모두 11개가 설치돼 있다. 반포(1개)·뚝섬(4개)·여의도(3개)·난지(2개)·이촌(1개) 한강공원에 분수가 있는데, 분수 11개 모두 조명이 들어온다.

한강 분수 중에서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음악분수는 반포 달빛무지개분수, 뚝섬 음악분수, 여의도 물빛광장, 난지 거울분수 등 4곳이다. 이 중 반포대교에 설치된 달빛무지개분수가 가장 인기다. 평일 야간에는 4번(7시 30분∼9시), 주말 야간에는 5번(7시 30분∼9시 30분), 매회 20분씩 분수 쇼를 펼친다. 분수가 가동될 때는 클래식 음악도 흘러나오고, 다리에 설치된 200개 조명도 시시각각 색깔이 바뀐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틀어주는 뚝섬 음악분수도 인기가 많다. 노래에 맞춰 분수가 별이나 은행잎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낸다. 분수 주변으로 울타리를 쳐놨는데 가까이 다가서면 물줄기가 안개비처럼 흩뿌려져 더 시원하다.

⑥ 한강에서 잠들다 캠핑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여의도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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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밤놀이의 마무리는 캠핑이다. 여름이 아니어도 한강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난지 한강공원에 겨울 두 달(1∼2월)만 빼고 연중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난지캠핑장을 이용하려면 두 달 전에 예약해야 하는데, 여름 성수기 주말에는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마련한 대안이 임시 캠핑장이다. 2013년부터 여름 시즌에만 여의도·뚝섬·잠원 등 한강공원 세 곳에서 임시 캠핑장을 운영한다. 여의도·뚝섬·잠원 한강공원에 설치되는 텐트는 모두 430동으로 매년 7월 중순 문을 열어 8월 말에 닫는다. 올해는 지난달 15일 오픈했고 오는 21일까지 운영한다.

여의도와 뚝섬 캠핑장의 경우, 4인 기준 주중(월∼목요일) 텐트 대여료는 3만5000원(그늘막 포함), 잠원 캠핑장은 1만5000원이다. 캠핑장 내 매점에선 냉동삼겹살(500g 9000원)·라면 등 먹거리를 팔고, 캠핑 장비 대여소에서 석쇠(3000원)·숯(1만원)·그릴(1만3000원)·침낭(5000원) 등을 빌려준다.

임시 캠핑장 예약은 홈페이지(hancamp.co.kr)에서 해야 한다. 난지 캠핑장보다 덜 알려져 있어 주중에는 이틀 전에 예약해도 텐트를 빌릴 수 있다. 02-378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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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석희·홍지연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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