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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밖으로 나간 달러-상당량이 행방불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엄청난 액수의 달러화가 매년 미국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플레에 시달리는 세계 각국이나 제3세계 사람들이 미국 달러를 현찰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연방 준비 이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4년 미국 내에서는 1천5백39억 달러 현금이 나돈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중 1천1백80억 달러 정도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사라진 돈의 액수는 미국인들이 자기 집 장롱 속 깊숙이 모두 사장시켰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것이다. 연방 준비 이사회는 이에 의문을 갖고 돈의 행방을 추적한 결과 이들 종적을 감춘 돈의 60% 가량인 7백억 달러가 해외로 유출돼 되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같은 사실은 해외 각국에서 그대로 증명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매년 합법적인 통화량의 10배에 달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통화가 암거래 등을 통해 유입돼 사장되고 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1년에 15억 달러 정도가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유입되는 달러화의 대부분이 무역 거래가 아닌 불법 거래에 의한 것이어서 각국 정부의 소득세 근거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달러 유입량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세금 부과 대상은 줄어들게 된다. 또 금과 같이 정체성이 강한 달러화가 합법적인 통화를 대신해 유통되는 바람에 건전한 생산 투자를 위한 자본 형성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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