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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청춘의 에베레스트···잃어버린 다섯 손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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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등반 중 손가락 또는 발가락을 잃어버린 이들은 드물지 않다. 『선택』의 저자 곽정혜(35)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2006년 5월 18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정상에 올렸다. 국내 여성으로는 5번째였다. 그러나 하산 중 8600m 지점에서 조난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간다. 행운의 여신이 돕지 않았다면, 영화 '히말라야'의 산악인처럼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천신만고 끝에 다른 원정대에 의해 구조됐지만, 결국 손발에 심한 동상을 입어 왼손가락 5개를 절단해야만 했다.

『선택』···여성 산악인 곽정혜의 에베레스트 도전과 시련

『선택』은 에베레스트 오른 한 여성산악인이 하산과정에서 조난을 당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되었던 이야기를 풀어낸 기록이다. 해발 8000m에서의 긴박한 사고의 순간, 위급한 상황에 놓인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희생했던 산악인들의 이야기가 담당하게 담고 있다.

“도대체 그 위험한 산에 왜 가는 겁니까?”
사람들에게도 궁금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높고 험한 설산으로 향하는 산악인들에게도 똑같이 어려운 질문이다. 저자의 유년시절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산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2006년의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과정은, 평범한 젊은이가 꿈을 가지게 되면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또한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며 맺은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다수의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인 저자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느꼈던 소수자로서 고독함, 베이스캠프를 충격에 빠뜨린 사고 당사자로서 느끼는 처참함, 동상치료로 2년을 넘게 보내며 깨닫는 생의 의미, 고산등반 도중 유명을 달리한 동료 산악인들을 보며 느끼는 비애 등이 섬세하지만 담담한 어조로 묘사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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