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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단체 금' 김우진 "런던 올림픽 탈락이 약"

중앙일보

입력

런던 올림픽의 쓴잔과 기억이 금메달로 돌아왔다."

김우진(24ㆍ청주시청), 구본찬(23ㆍ현대제철), 이승윤(21ㆍ코오롱) 등 3인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양궁팀은 7일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점수 6-0(60-57 58-57 59-56)으로 이겼다. 8강 네덜란드, 4강 호주에 이어 결승 미국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무실세트' 퍼펙트 금메달이다. 특히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에 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4년 만에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에이스 김우진의 감회가 남달랐다. 김우진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충북체고 3학년이던 2010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우진은 국가대표가 되자마자 출전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아깝게 4위에 그쳤다. 김우진은 "4년 전에 마셨던 쓴잔과 약들이 약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당시에)승승장구하면서 스스로에게 취했던 것 같다. 런던올림픽 때에는 양궁도 그렇고, 아예 TV를 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후에 지독한 연습벌레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승승장구한다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어려웠던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박채순(51) 남자대표팀 감독은 "너무 기쁘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집중해서 잘 싸워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오늘 저녁까지만 이 기쁨을 즐겼으면 한다. 이제 개인전이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소통하고, 서로 안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한국 남자 양궁사에서 올림픽 2관왕에 오른 선수는 없다. 이날 정상에 오른 3명 중 1명이 개인전에서 우승하면 최초 올림픽 2관왕이 된다. 올림픽 양궁에서 2관왕을 차지한 남자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저스틴 휴이시(41·미국)가 유일하다. 남자 양궁 개인전은 8일부터 시작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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