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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판타스틱 듀오’에 나온 음악 선생님 “환희보다 부석현”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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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만 스타가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 가까운 곳 학교에도 스타가 있죠. 훈남 선생님, 몸짱 선생님, 입담 선생님, 독특한 선생님 등 수많은 학교의 스타들을 TONG이 직접 만나보려 합니다. 이번 주인공은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서 환희의 판듀 후보 3인방 중 한명으로 나왔던 파주 율곡고 부석현 선생님입니다. 환희 부럽지 않은 감미로운 음색과 애절한 감성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신갈고 '스타킹' 선생님(http://tong.joins.com/archives/23095)에 이어 다시 한번 “학교에 이런 선생님이 있다니”를 외치며 율곡고로 달려갔습니다.

여름방학을 이틀 앞두고 있어서인지 율곡고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들떠보였습니다. 오늘은 합창수업. 부석현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건반 앞에 앉아 아이돌이 쓰는 것 같은 마이크를 끼고, 연주와 동시에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뮤지컬 ‘렌트’의 ‘Seasons of love’를 선생님의 지휘 아래 모두 열심히 따라 부릅니다.

“쌤 판듀 최종에 못 올라가서 어떡해요”

학생들은 “환희보다 부석현”이라고 크게 외치며 율곡고 최고 인기남인 선생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매일 선생님을 쫓아다니는 ‘그림자 학생’은 이미 학교에서 유명할 정도. 부석현 선생님은 음악 교과목외에도 실용음악반, 뮤지컬, 취타대 동아리를 맡고 있었습니다. 맡은 일이 많다 보니 선생님을 찾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바쁜 선생님이 어떻게 ‘판타스틱 듀오’에 나가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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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듀오’ 출연 계기가 궁금해요.
"고등학교 때 실용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어요. 가수나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꿈을 이루지 못했죠. 선생님이 되고 난 후에는 음악 하고 싶어 하는 애들 보면 ‘내가 못했으니까 너희는 내가 도와줄게’라는 심정으로 돕고 있거든요. 근데 저도 미련이 남았었나 봐요.(웃음)"

"유튜브에 있는 영상 때문에 '위대한 탄생' 등에서 섭외 전화가 몇 번 오긴 했어요. 그런데 졸업 연주가 겹치고, 학교 행사가 있고 해서 못 나가다가 ‘판타스틱 듀오’는 기회가 돼 나갔던 거예요. 이번에도 방송 보고 ‘슈퍼스타 K’에서 나와달라고 전화가 왔어요. 학생들과 함께 나가도 되냐고 했더니 이번엔 팀으로는 안 받는다더라고요."

-파이널에 뽑히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을 것 같아요.
"녹화 때 학생들도 방청을 했어요. 환희 팀이 가장 늦게 촬영을 해서 애들이 6~7시간을 기다렸는데 파이널에 못 올라가니 미안했죠. 세 명이 나눠부르다 보니 노래 파트가 적어서, 개인적으론 한번 더 부를 기회가 없어져서 아쉬웠죠."

-어떻게 선생님이 됐는지.
"클래식 작곡으로 대학에 갔는데 막상 가보니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도 아니었고, 현실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어머니께서 음악도 하고 그걸 직업으로 삼아서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사범대로 다시 진학했어요."

-지금 일에 만족하시나요?
"지금 3년차고 율곡고에 오기 전 일 년 정도 다른 학교에 있었어요. 그곳에서 이 일을 평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학교가 다 그렇지만 대학 보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교였어요. 그 와중에 학년마다 음악을 하고싶어 하는 애들이 있었고,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쓸데 없는 건 하지말라며 애들한테 상처를 주고요. 근데 저는 음악선생님이니까 당연히 음악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밀어줘야 했죠."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동아리를 만들어서 같이 활동하고 음악전공을 안 하더라도 학교생활동안 추억이 될 만한 음악 시간을 선물해 주는 것도 나름 보람되는 일인 것 같더라고요."

"‘K팝스타 3’에 나왔던 허은율이 제 첫 제자였죠. 은율이는 처음 저한테 와서 가수를 하고 싶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음악 선생님을 해야 될 것 같다며 상담을 하더라고요. 노래를 시켰더니 너무 잘 하는 거예요. 이렇게 잘하는데 가수를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디션에 나가보자고 했죠. ‘K팝스타 3’에 나갔고 TOP 10 바로 전에 떨어졌어요."

-은율 학생이 선생님을 정신적 멘토라고 하던데요.
"애들이 인터뷰를 아주 잘해요.(웃음) 얼마 전에도 율곡고에 와서 (후배들에게) 입시 관련된 얘기도 해주고 갔어요. 저희 애들하고 연계해서 레슨도 해줄 것 같고요. 지금까지도 자주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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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선택도 그렇고 수업 방식이 독특한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조금 연세 있는 선생님들은 클래식을 중심으로 많이 알려주시더라고요. 저는 클래식, 뮤지컬, 가요, 퓨전국악 등 다양하게 감상수업을 하죠. 그냥 쉬는 시간에도 틀어놓는데, 그러면 한 두명 씩 와서 제목 물어보는 학생도 있거든요. 그렇게 흥미를 가지게 해주려고 해요. 제가 직접 연주도 많이 해요. 직접 보여주면 애들도 더 잘 따라오는 경향이 있어요. 듣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자주 연주해주고요. 제가 모르는 곡이면 연습해서 수업 시간 5분 정도 남겨놓고 연주해주죠."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더라고요.
"아직은 학교에서 어린 선생님 축에 들어가서 그런 것 같아요. 또 고3 애들은 대학 동기, 동생들하고 지내는 것처럼 편하게 대하려고 해요. 선생님, 학생, 너무 선을 긋지 않고 장난도 많이 치는데 그런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요."

-다른 선생님들 제보에 의하면 선생님을 쫓아다니는 그림자 학생이 있다고 하던데요.
"아!(웃음) 미술중점반에 있는 학생인데 작년부터 정말 아침에 출근할 때쯤 되면 주차장에 서있고 그냥 교무실에 와서 옆에 서있어요. 쫓아다니고 농담으로 결혼하자고 그러는데.(웃음) 다른 선생님들도 처음에는 공부하지 왜 자꾸 쫓아 다니냐 그렇게 한마디씩 했는데 공부도 잘하고 자기 할 일 잘 하니까 이제 그냥 놔두시더라고요."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던데.
"음악중점학교는 아직 준비 중이고, 지금은 실용음악반 동아리가 있는데 모두 음악전공을 하고 싶어 해요. 이론수업과 발성 수업은 제가 봐주고 있죠. 그 동아리가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버스킹을 해요. 사람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노래를 불러봐야 자신이 노래하는 곡에 책임감도 생기고요. 청소년 예술제 같은 게 있을 때는 애들 데리고 최대한 나가려고 해요. 경연대회도 나가고, 그런 곳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다면 버스킹도 하죠."

-청소년 음악에 관한 행사를 SNS에 공유하고 참여해 보라고 글도 올리시더라고요.
"몰라서 못나가는 경우도 많고 제가 조금만 도와주면 참여하는 애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혼자 딱 준비해서 나가는 애들이 많지 않아서 제가 알고 있는 건 애들한테 다 얘기해주고, 연습도 봐주면서 같이 준비를 하죠. 그래야 애들도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으니까요."

-파주시 청소년종합예술제 우수지도상도 타셨던데요.
"다 애들이 잘 해서 탄 거예요. 취타대 동아리는 생긴 지 10년 넘었을 거예요. 저는 클래식 작곡 전공인데 율곡고에 오자마자 취타대를 맡으라니 조금 당황했죠. 국악도 공부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악기를 접한 게 아니라서 한 3개월을 따로 공부했어요. 애들한테 태평소 배우고 도서관 가서 다시 다 찾아보고 했죠. 고등학교에 취타대 동아리가 별로 없어서 전국행사도 많이 가요. 학생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멀리 가는 행사는 아침 6시까지 나와야 되는데도 잘 따라와요. 예쁘죠."

-뮤지컬 동아리도 지도하시던데 너무 바쁘겠어요.
"네. 너무 바빠요.(웃음) 뮤지컬 동아리도 작년에 광복절 축하공연으로 파주시에서 한번 크게 했어요. 그런 거 보면 뿌듯하고 좋아요. 바빠서 힘들어도 뿌듯한 순간이 많아서 괜찮아요. 어쨌든 학생들이 하고 싶은걸 마음 편히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본인들이 대회에 나가서 상 받아오면 엄청 뿌듯해 해요. 자기들끼리 공연 잘하고 내려오는 것을 봐도 그렇고 매 순간 이 직업 갖길 잘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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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교육관을 다시 한 번 얘기해주세요.

"대학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조금이라도 학생들을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어요. 추억될 만한 음악 시간을 선물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인성교육이란 게 꼭 좋은 얘기 해주고 좋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합창도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거든요. 서로 친하지 않고 사이가 안 좋았어도 조별로 연습을 하면 조금씩은 양보해요. 양보를 해야 화음이 나오고 자기가 책임감 있게 파트를 연습해야 다른 애들에게 피해를 안 주거든요. 음악시간에는 날카롭게 각이 서 있는 것 보다 조금은 풀어져 음악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수업을 비롯해 실용음악반, 취타대, 뮤지컬 동아리 모두 선생님 말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서 중⋅고등학교 생활하는 동안 음악을 통해서 기억에 남고 추억에 남는 시간들을 선물해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지금처럼 예쁘게 학교생활 해줬으면 좋겠어. 안녕, 사랑한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u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영상=전민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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