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원고만 책 4권, 울면서 고쳐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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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인기를 모은 가수 소향(38·사진)이 판타지 웹소설 『아낙사이온』(아레테)을 펴냈다.

웹소설 『아낙사이온』 낸 가수 소향
“해리포터처럼 영화화 되는 게 꿈”

그는 최근 전자책 서점 리디북스를 통해 시리즈 1~4권을 우선 공개했다. 2013년 판타지 소설 『크리스털 캐슬 』에 이은 두 번째 출간이다.

소향은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같은 판타지물을 좋아해 예전부터 판타지 이야기를 쓰는 게 꿈이었다”며 “2년 가까이 준비한 끝에 책을 냈다”고 말했다.

1996년 CCM(기독교음악) 가수로 데뷔한 그는 ‘CCM계의 디바’로 불렸다.

이후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올 3월엔 백석대 실용음악학부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아낙사이온』은 소녀 에일린과 꽃미남 동급생 브랫이 ‘아낙사이온의 서’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아낙사이온의 서’는 조선시대의 한 소녀가 천사의 계시를 받아 적은 예언서다. 책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초고를 본 출판사가 아이디어는 좋은데 글이 엉성하다고 했어요. 유명 웹소설 작가 장영훈·김강현씨에게 멘토링을 받으면서 글을 뜯어 고치길 여러 번 했어요. 버려진 원고가 책 4권 분량은 될 거예요.”

공들여 쓴 원고가 번번이 퇴짜를 맞을 땐 속상해 울기도 했다.

하지만 글쓰기 재미에 푹 빠져 방송국 대기실이나 공연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글을 썼다. 그는 “『아낙사이온』은 10권으로 완결되는 장편 소설로 계속 써나갈 것”이라며 “언젠가 영화로 제작할만한 판타지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경희대 불어불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스무 살 때 결혼한 소향은 남편·시부모·시누이 셋 등과 밴드를 결성하고, 10여 년 동안 20여 개국에서 선교 순회공연을 펼쳤다. 최근에는 통일프로젝트 음반 ‘하나의 코리아’에 참여해 가수 인순이·박완규 등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도 불렀다.

그는 “요즘 관객의 눈을 보면 위로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노래나 글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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