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와 이방카 10년우정 금가나…유례없는 '퍼스트 도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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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의 외동딸 첼시와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반카 [중앙포토]

미국의 ‘퍼스트 도터’(영애) 자리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외동딸인 첼시(36)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장녀 이방카(34)가 ‘10년 우정’을 접어둔 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CBS뉴스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여 년 전 남편의 소개로 알게 돼 친구로 지내왔다. 동년배인데다 비슷한 가정환경 덕에 부부 동반 데이트를 즐길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지만 작년 연말 부모가 대권을 놓고 다투면서부터 자연스레 멀어졌다.

첼시는 스탠퍼드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이방카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둘 다 유대계 남편에 1남 1녀, 2남 1녀를 둔 점도 비슷하다. 첼시는 클린턴재단 부회장, 이방카는 트럼프재단 이사를 맡는 등 경선 과정부터 깊이 관여해왔다.

첼시는 26일(현지 시간)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에 출연해 이방카에게 "너의 아버지는 여성 정책과 관련해서 얘기한 것이 없는데 네 아버지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건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방카가 지난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일터에서 여성권리 신장과 모성 보호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변치 않는 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방카는 지난 23일 연예 매체인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첼시와 나 사이엔 '엄청난 격렬함'이 존재하지만, 우린 여전히 친하다"며 "우린 마땅히 부모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서로를 계속 존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첼시도 지난 26일 "이방카를 지금도 친구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대선 본선 과정에서는 물론 그 이후에도 두 사람의 역할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첼시와 이방카 모두 백악관에 입성하면 유례없이 강력한 '퍼스트 도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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