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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컴퓨터」곧 나온다|처리속도·효능을 최대한으로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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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리콘밸리에「리스크」열풍…HP사가 선두
세계 컴퓨터산업이 컴퓨터 설계기술의 혁신바람을 타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열풍이 시작된 곳은 미국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 금년부터 등장할 신형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를 한단계 앞서는 것으로 4·5세대 컴퓨터라고도 부른다.
이 컴퓨터는 리스크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ing)라는 첨단의 컴퓨터설계 기술로 탄생했다. 리스크기술은 지난 70년대 중반 IBM연구진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컴퓨터의 기계적 명령어를 50%이상 줄이면서도 처리속도와 효율을 크게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리스크개발자들은 이 기술이 반도체가 갖는 한계 안에서 컴퓨터의 성능을 최대한 높인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컴퓨터는 초대규모집적회로 (VLSI)를 이용한 4세대. 진공관 (1세대) , 트랜지스터(2세대), 집적회로 (3세대) 에 이어 등장한 4세대 컴퓨터는 이제 인공지능을 갖는 5세대 컴퓨터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일본등은 컴퓨터의 기본구조가 다르고 인간의 문제해결방식에 접근한 5세대 컴퓨터 를 개발중인데 리스크기술을 활용한 컴퓨터가 바로 5세대로 가는 다리역할을 한다는것.
인공지능 컴퓨터가 개발되려면 다음과 같은 장애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별개의 개별적인 데이터를 분석해「일반화」하는 기능이다. 지금의 컴퓨터도 비슷한 기능은 있으나 시간이 너무 걸리고 어려운 것은 못한다.
둘째는 도형이나 그림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다.
세째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 컴퓨터와 인간이 손쉽고 다양하게 정보를 주고 받는게 중요하다.
즉 인공지능 컴퓨터는 컴퓨터의 동작이 고속화되는 것과 동시에 인간의 사고구조를 잘 이해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현재의 컴퓨터회로는 주로 기계어 중심으로 기계에만 적합하도록 설계돼있다.
인공지능 컴퓨터를 목표로 두고 리스크에 뛰어든 회사는 휼렛팩커드사(HP)·IBM·DEC·프라임등 10여개 대형회사들이다. 이중선두주자가 HP사다.
HP는 지난 81년부터 l천명의 연구진을 투입, 기존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을 가지면서 소형에서 대형 컴퓨터까지 적용되는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이 신기종 컴퓨터는 금년 상반기부터 선보인다.
HP사는 지난달 27일 우리나라를 비롯, 대만·브라질등 9개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존·영」사장은『HP의 신기종은 리스크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설계기술의 집합체로 앞으로 컴퓨터산업을 선도할것이다』라며 지난 5년간의 개발결과를 공개했다.
HP는 지금부터 10여년간은 자신들의 컴퓨터설계기술이 모든 신기종 컴퓨터의 모델이 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HP의 새로운 컴퓨터는 슈퍼미니급의 가격이면서도 48비트 중앙처리방식을 채택해 기능을 대형 수준으로, 크기는 반으로 축소시켰다.
한편 IBM을 비롯한 다른 회사들도 앞 다투어 리스크형 컴퓨터개발을 발표하고 있다.
또 실리콘 밸리 마운틴뷰에 자리잡은 프라임사도 스탠퍼드대학과 함께 산업용 소형컴퓨터를 개발, 금년말에 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퍼스널컴퓨터의 선풍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때에 출현한 리스크는 당분간 실리콘 밸리에 뜨거운 열풍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팔로알토=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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