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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남전단 한강에 첫 살포…새 정찰총국장 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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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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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일자 노동신문에 보도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해안 화도방어대 시찰 당시 수행한 한창순(붉은 원 안) 신임 정찰총국장. [사진 노동신문]

합동참모본부가 27일 한강 하류에서 북한의 대남 전단(일명 삐라·사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 동쪽 한강 하류에서 대남 전단 20여 장이 든 비닐 봉투 수십 개를 수거했다”며 “비밀 봉투는 가로 11㎝, 세로 24㎝ 크기로 속이 잘 보이는 투명 비닐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남풍 부는 여름엔 기구 살포 어려워
한창순 임명 뒤 새 도발 시도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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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남 전단을 한강을 통해 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 관계자는 “여름철엔 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불기 때문에 기구를 통한 전단 살포가 어려워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다”며 “살포 장소는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포 일대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단에는 ‘미국 전략자산들을 초토화할 수 있는 북의 신형 핵병기 화성-10(무수단)’ 등의 주장이 담겼다.

정보 당국은 이번에 대남 전단을 살포한 조직이 북한 정찰총국과 적공국(적군와해공작국)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찰총국 요원들은 그동안 대남 방송과 삐라, 소책자 등을 제작·살포하는 적공국과 함께 대남 공작을 벌여왔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도 “북한은 대남 공작을 여러 부서에서 벌이는데 이번 같은 대남 전단 살포는 대개 정찰총국 쪽에서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정찰총국의 수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창순 전 7군단장이 김영철의 후임으로 임명돼 군 당국이 그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한창순의 의지에 따라 도발의 강도와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정찰총국은 침투 공작원의 호송과 안내를 담당하는 작전부, 해외·대남 정보를 수집하는 대외연락부, 군에서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국이 한데 뭉친 만큼 정찰총국장은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김정은이 정찰총국에서 매주 목요일 올리는 ‘종합보고서’를 가장 신뢰한다는 말도 있다. 이 보고서는 한·미·일의 군사 정보뿐만 아니라 정부·민간단체의 정보까지 망라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정찰총국은 특수작전을 위해 별도의 병력은 물론 잠수함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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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당국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해외 체류 한국인에 대한 테러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에 파견된 테러팀의 핵심 요원들도 정찰총국 소속이다. 군 당국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은 물론 지난해 8월 목함지뢰 도발 등도 정찰총국이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된 상태”라며 “관계가 악화될수록 정찰총국 내 강경파의 목소리와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재·박성훈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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