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마르코스대통령 내외신기자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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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닐라=홍성호 특파원】
「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68)은 2·7대통령선거에서 자신이 승리할 경우 87년부터 시작되는 대통령임기가 끝난다음에도 또다시 출마, 집권을 연장할 생각이며 만일 이번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코라손·아키노」후보 (53)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겨주기 위해최선의 노력을 할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지난1일 말라카낭궁(대통령궁) 에서 3백여명의 내외신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건강상태는 어떤가.
▲83년이래로 내가 6개월안에 죽을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지만 지금은 매우좋은 컨디션이다.
-6년임기가 끝나면 또 출마할 생각인가
▲선거법에는 재임에 대한제한이 없다. 그이상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깨끗하고 정직한 선거를보장할수 있는가.
▲그러기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있다. 투·개표과정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나는것을 막기위해 적색경보령을 이미내렸고 경찰·군등에도 총동원령을 내려 깨끗한 선거를 지키도록 했다.
-「코라손」 후보의 선거유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녀는 죽은 남편 「아키노」 상원의원에게만 매달리고있다. 국민들에게 「아키노」 가민주주의의 유일한 수호신인것처럼 선전하면서 그녀자신이 남편의 대역을 할수 있는것처럼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멜다」 여사가 대통령후보자리를 마지막 순간에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또 부통령 후보를 나이 많은 「롤렌티노」(75)로 택한 이유중의 하나도 「이멜다」 여사에게정권승계를 하기위한 계획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것은 나에 대한 여러가지 헛소문들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야당이 그렇게 흑색선전을일삼고 있는줄로 알고 있다.
-해외에 숨겨놓은 재산이많다는 것은 사실인가.
▲그것 역시 야당의원들이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뚜렷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은 지금 허위증언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대통렴의 재산은 얼마나되며 언제 벌어놓은 것인가.
▲내 모든 재산은 무기명신탁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정확한 액수는 모른다. 나대신 재단 (Marcos Founda-tion)이 관리하고 있다. 그것들은 대부분 변호사시절부터 상원의장을 지낼 때까지 사이에 번 것이다. 미의회가 우리 가족의 미국재산 운운 하는데 나는 그런 것을 전혀 모른다.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한 농간일 뿐이다.
-「레이건」 미대통령은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지고나면 미국의 대필리핀원조를 증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은대통령의 선거전에 도움이 되는가.
▲어느 특정후보를 위한 발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미국은 후보보다 필리핀의 민주주의, 즉 자유롭고 공정한선거만을 지원하고 있는것으로 안다.
-가톨릭과는 적대관계인가.
▲그렇지 않다. 신부들 가운데는 특이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어 자유사상이나 공산주의에 빠져들어 정치에 까지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중립을 지키고 있으며 만인을 위해 기도한다고 믿는다.
-유세에서 『새로운 「마르코스」』 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무슨 뜻인가.
▲오늘 이자리에 여러분들앞에 있는 사람이 진정한(ture and real)「마르코스」다. 최근 나는 협잡·사기꾼등으로 묘사되어온 것을 알고있다.
사람은 누구나 두인간성을갗고 있다. 하나는 친구들에대한것이고 다른하나는 적에대한것이다. 나의 반대파는 「마르코스」 가 「마키아벨리」 「네로」 「스탈린」 「폴·포트」, 그리고 사탄의 콤비네이션이라고 비유했지만 나는 진정한「마르코스」일뿐이며 그에 만족하고 있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도 살인자·술주정꾼이라는 소리를들었으며 「제퍼슨」 은 위험천만한 위선자,「링컨」 과 「루스벨트」도 독재자·폭군이라는비난을 들었다. 그래도 그사람들은 모두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었다.
-「코라손」 여사는 대통령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녀는 대통렁인 나 한사람을 빼놓고는 아무에게도 해를 주지않는 아녀자에 불과하다.그녀는 공산주의자에게도,신인민군반정부세력에도 동참을 권유했고 우리 처럼 어려운 나라의 대통령에게 반드시 필요한 긴급조치권한도없애겠다고했다. 그것은 유토피아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이세상에 유토피아가 어디에 있는가.
그녀는 그처럼위험스런순진무구한 사람이다. 남편을 잃은 한가족에 대한 감상적인동기만으로 한나라의 지도권을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기업과 경영을 전혀모르는 사람에게 사장자리를주는 것과 다를바 없다.
-모라토리엄 (지불연장) 까지 오계된 필리핀의 외채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우리의 빚이 너무 많다는소리인가. 개발도상국가들은 너무많이 빚을 내려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빚을 얻지않으러 하기때문에 파국에 직면한다. 부유한 나라는 돈을빌어도 되고 가난한 나라는그래서는 안된다는 말인가. 그러한 논리는 결국 부익부 빈익빈에 빠지고 만다.
-선거에서 누가 이길것으로 보는가.
▲승리는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국가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정책대결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에 대한엉뚱한 이슈나 터무니없는 소문들로 국민들을 놀라게하거나 여론을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얻은 승리는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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