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사드 청문회 못 할 이유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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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이날 방문에는 정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함께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사드 배치 관련) 청문회 이상이라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경북 성주군청에서 주민 간담회를 하고 “환경영향평가 결과 인체와 환경에 위해성이 판명 나면 나부터 사드 배치를 막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주군청 방문, 주민들과 간담회
90도 절하며 사과…500명 항의시위

이날 정 원내대표는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이완영·이철우 의원 등과 함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성주군민을 달래기 위해 성주를 방문했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성주 방문 때처럼 폭력 사태는 없었지만 정 원내대표 일행이 도착하기 전부터 군청 앞마당에선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소속 주민 500여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군청에는 ‘친환경 성주지역 사드 배치 결사반대’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주민 10여 명은 상복을 입고 ‘근조 새누리’ ‘우리 마음에서 박근혜는 죽었다’ 등의 팻말을 들고 나와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군청 회의실에서 간담회에 참석한 군민들에게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사과했다.

그는 “빼곡히 걸려 있는 현수막이나 군청 정문 앞에 모인 군민들을 보면 분노를 알 수 있다”며 “아무리 국가 안보가 중요해도 국민 건강과 성주 환경에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경제적 부담을 주면 일방 강행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지만 성주군민의 안전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성주군민·새누리당·미군 등이 모두 참여하는 성주안전협의체를 당장 구성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자파 위해성 환경평가에 주민들을 입회시키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의원에게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조상 선산이 있는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 건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백 의원이 “그렇다”고 답변하자 주민들이 “사드를 구미로 갖고 가라”고 고함을 치며 항의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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