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흑백 갈등 해소에 200만 달러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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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

미국 프로농구(NBA) 전설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3)이 미국 내 흑백 갈등을 해소하는 데 써달라며 200만 달러(22억8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흑인 죽음에 근심, 경관 살해에 분노”
사회 이슈에 이례적 공개 발언

조던은 26일(한국시간) 인터넷매체 ‘더 언디피티드’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자랑스런 미국인이자, 아버지를 폭력으로 잃은 사람으로서, 흑인으로서, 법 집행 당국의 손에 숨진 흑인들의 죽음에 근심하고 있으며, 경찰관을 겨낭해 살해하는 비열한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관의 흑인 사살과 그로 인한 보복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선수 시절 정치·사회 이슈에 대해 발언을 삼갔던 조던이 흑백 갈등 문제에 목소리를 높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인종에 관계없이 공정한 대접을 받고 우리를 지켜주는 경관들이 존중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200만 달러 기부를 약속했다.

100만 달러는 국제경찰기관장협회 산하 공동체-경찰 관계 연구소에, 나머지 100만 달러는 전국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법률구조기금에 전달할 예정이다. 두 기관은 흑인 등 유색인종 공동체와 경찰의 관계를 개선하는 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조던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가족들과 함께 슬퍼한다. 나는 그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조던의 아버지는 1993년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강도를 당해 숨졌다. 범인은 조던의 팬인 10대 소년들이었으며, 당시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에어 조던’ 농구화를 사기 위해 강도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큰 충격을 받은 조던은 아버지의 꿈이었던 야구 선수가 되겠다며 농구를 그만두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도 했다. 조던은 현재 NBA 샬럿 호네츠의 구단주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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