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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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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체육부의 마라톤 중장기 훈련계획은 의욕적이어서 비장감마저 돈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2시간10분벽을 깨고 92년 하계올림픽에선 2시간8분대에 들어 입상하겠다는 목표다.
그것을 위해 13명의 신진 유망선수가 선발되었고 6억원의 예산도 짜였다. 거기다 「다까하시·스스무」란 일본인 코치까지 초빙할 계획이다.
일본 마라톤의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세꼬」는 2시간8분대 기록으로 세계에 알려져 있고, 「나까야마」는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2시간10분9초로 우승한 바도 있다. 스피드 마라톤시대에 일본선수들은 과학적 선수 발굴과 훈련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컴퓨터 분석 결과 「세꼬」 의 신체조건은 모두 좋았다. 무게 중심은 안정되고 팔의 움직임은 이상적이었다. 착지법과 팔의 구부린 각도도 좋았다. 다만 속도 안배만이 문제였다.
「세꼬」는 신체조건상 초당 6·1m 이상을 피하고 고르게 뛰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습량도 무리 없이 조정됐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본선수들을 따돌리고 2시간29분19초로 우승했던 손기정선수도 당시로선 대단히 과학적 훈련을 했다.
그는 양정고보가 있는 만리동 언덕배기에서 한강까지 왕복 11km를 매일 달렸다.
그의 곁에는 서웅성코치가 오토바이를 타고 따르면서 피치와 호흡법을 조절시켰다.
1979년 83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9분27초로 우승했던 「빌·로저즈」 는 고교 때 결코 10km이상의 장거리를 달린 적이 없었다.
고교시절의 코치 「올라크」 는 주로 인터벌 트레이닝을 강조했다. 2백m, 4백m, 8백m를 연습단위로 되풀이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대학에선 1주일에 1백50km까지 소화하는 강 훈련을 했다. 「로저즈」 는 『마라톤의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2배는 달릴 수밖에 없다』고 그의 일기에 적고 있다.
그러나 2시간7분11초의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 「카를로스·로페스」는 『마라톤은 달리기의 부록같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8백m에서 시작해 조금씩 거리를 늘렸다. 마라톤을 생각한 것은 아주 늦은33세 때부터다.
그의 연습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여름엔 5천m나 1만m 레이스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터벌주법으로 연습량은 결코 많지 않다. 하루에 두 번 15k정도의 도로달리기를 하기도 한다. 스피드와 리듬, 지구력을 기르는 것이 최선의 길이란 것이다.
마라톤의 영광은 고되고 오랜 연습의 「부록」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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