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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2017 대입 트렌드] 날로 성장하는 학생부종합전형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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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 대학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약적 성장이다. 일부 학부모나 정치권의 금수저 전형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능 중심의 ‘줄 세우기’ 대신 학교생활을 중시하겠다는 교육 당국과 교사들의 옹호 속에 꾸준히 모집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 21일 발표한 ‘2017 수시 모집요강 주요사항’ 등에 따르면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의 학종 비율은 수시 모집 인원의 29.5%(7만 2767명)로 2016학년 27.9%(6만 7231명)보다 1.6% 포인트 증가했다. 수시 인원이 5915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인 5536명이 학종 몫이다. 사실상 학종으로 인한 증가다. 논술 전형은 5.9%(1만 4689명)로 실시 학교는 28개 그대로지만 인원은 전 학년보다 508명 줄었다. 적성 전형도 113명 감소했다.

학종은 2018학년에 더 는다. 32.1%(8만 3231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대교협의 2018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예고돼 있다. 고려대가 2018학년에 논술 전형을 학종으로 전환하는 데 이어 성균관대, 서강대 등도 학종 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15개 상위권 대학 수시 학종 34.2% > 정시 수능 29.4%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아래 표 참조)으로 가면 그 비율은 더 커진다. 대교협이 지난 5월 30일 대입정보포털(adiga.kr)에 등록한 ‘2017학년 대입전형 주요사항’에 따르면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이 서울 15개 대학 모집 인원의 34.2%(1만 5956명)를 차지해 29.4%(1만 3722명)인 정시 수능 전형보다 많다. 18.2%(8488명)인 논술 전형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통계를 만든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서열화 문제로) 15개 대학이 어디인지 거명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대체로 선망하는 대학들”이라며 “2016학년엔 정확한 통계를 내지 않았지만 수시 학종이 정시 수능보다 비율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생부 종합’으로 분류되는 전형이 대학에 따라 해마다 바뀌고 입시 기관별 집계 기준도 달라 단순 비교가 힘들지만 2016학년 인서울 15개 대학의 학종 인원은 1만 1844명(베리타스알파 2015.6.8 보도 / 정원 내 고른기회 전형 제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15개 대학의 학종 선발 규모 가운데 서울대가 일반 전형 1672명과 지역균형 735명으로 가장 많다. 학종의 선두 주자답게 수시 100%를 학종으로 뽑는다. 수시 비율도 전체 76.7%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지역균형 선발이 아닌 일반 신입생의 2명 중 1명(53.3%)이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서울대에 들어가는 셈이다.

2017학년에 1000명 이상을 학종으로 뽑는 대학은 세 군데 더 있다. 경희대(서울)는 네오르네상스와 학교생활 충실자 전형을 합해 1285명을 학종으로 모집한다. 성균관대가 글로벌인재와 성균인재를 합쳐 1162명, 중앙대(서울)가 학생부 종합 다빈치형과 탐구형을 합쳐 1102명을 학종으로 선발키로 했다. 고려대는 융합형인재 전형 등으로 543명을 뽑기로 해 2016학년보다 학종 인원이 138명 늘었다. 동국대는 2016학년 615명에서 2017학년 772명으로 늘렸다. 홍익대도 학종의 선발 인원을 160명 늘려서 일반 학생부 종합 304명(미술 계열 188명 포함)을 모집한다.

이처럼 주요 대학이 100명 이상씩 늘려 가다 보니 학종에 교과 내신과 비교과 활동이 모두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이 점차 몰리는 추세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 전형이 도입됐을 당시 언론에서 교과 성적이 낮아도 우수한 스펙을 가진 일부 학생이 소개돼 스펙으로 승부하려는 학생이 많았다”면서 “실제 학종에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 교과 성적이 우수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학종 준비하기 까다로워 경쟁률 논술보다 낮아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쟁률이 논술 전형(20~70:1)에 비해선 높지 않다는 점도 흥미롭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종이 해마다 늘고 관심도 증폭돼 경쟁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2016학년 일부 대학의 경쟁률이 2015학년보다 소폭 하락했다”면서 “자기 진로에 맞게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히 준비하지 않은 학생들은 지원하기 어려워 지원자가 대폭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모집 인원이 느는 만큼 지원자가 늘지 않으면 경쟁률은 낮아진다.)

또한 인기학과 이동으로 경쟁률이 떨어진 곳도 있다. 성균관대의 성균인재 전형은 2015학년 12.99:1에서 2016학년 9.44:1로 하락했는데 모집 인원이 85명 증가했지만 지원자가 1036명이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사회과학 계열과 의예과를 2015학년엔 성균인재에서 뽑았지만 2016학년엔 글로벌인재 전형에서만 선발했기 때문에 글로벌인재 경쟁률만 소폭 상승했다.

학종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데는 서강대 학생부종합(일반형)으로 2016학년 32.48:1을 기록해 전 학년(일반형+자기주도형) 10.84:1의 세 배로 뛰었다. 면접을 폐지하고, 필수 제출 서류인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수능 이후 온라인으로 입력하게 함으로써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를 아는 상태에서 부담 없이 지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작고 김선욱 교사는 “2017학년 학생부 종합 전형은 2016학년과 크게 변화가 있는 건 아니어서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발 방식과 전형 일정, 모집 인원 등에 따라 경쟁률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복수 지원 여부에 따라서도 경쟁률이 달라진다. 서강대, 중앙대, 동국대, 성균관대 등은 학종 안에서 복수 지원할 수 있지만 건국대는 KU자기추천과 KU학교추천 복수 지원이 불가능하다. 서울대도 일반 전형과 지역균형 둘 다 지원할 수는 없다.

특별한 비교과 활동이 없다고 해서 학종을 포기하지는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했다면 교과 담당 교사가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에 교과 활동을 좋게 기술했을 것이므로 학생부를 꼭 열람한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 잘못 기재되거나 누락된 것이 없는지도 미리 확인해 수정 기간(2월 말, 8월 말) 안에 바로 잡아야 한다.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그래픽=양리혜 기자 yang.ri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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