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모집 영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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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하이!』
『하이!』
현관을 들어서며 나누는 인사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근 20년 가까이 손을 놓았던 영어를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서울 YWCA 영어회화 반을 찾았다가 「마음이 서로 통해」 자주 어울려 다니던 것이 영우클럽(회장 김정아)으로 발전했다.
회원은 9명으로 모두 40대주부인 것이 공통점. 작년부터 월1회의 정기모임을 갖고 회비도 1만원씩 거두었지만 아직도 「회장」이란 호칭보다 「반장」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회원들이다.
강사를 초빙, 정식 수업을 받기보다 5∼6년 씩 YWCA를 통해 습득한 실력을 토대로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며 바른 표현이나 억양을 익혀 가는데, 논란이 벌어질 경우 카세트테이프가 명판관(?)이 된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구정원씨(45)는 『무료하게 지내다가 「실력 있는 아내, 어머니」로 변신했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고 흡족해 한다.
외국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아빠보다 엄마를 찾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이지만 『막상 미국에 갔더니 발음과 억양의 차이가 많아 답답하기만 하더라』(이기숙씨 49)고 외국어의 끝없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클럽의 모임에는 전 회원이 참석하는 것이 철칙. 그래서 만나는 날도 일정한 날로 못 박지 않고 모일 때마다 회원들의 제사·생신 등 집안 일이 겹치지 않는 날을 새로 정한다. 올해부터 사회봉사를 위한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조재순씨(43)는 얘기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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