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 말 잘하는 법] 경험담 곁들이면 더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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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는 이정숙(SMG 대표)씨는 말 잘하는 법의 첫째 원칙으로 '경청'을 꼽았다. 상대방의 말을 정성껏 듣고 핵심을 파악한 뒤 그것과 연관시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주장을 하라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스커트와 스피치는 짧을수록 좋다'는 말은 알면서도 막상 실전에 옮기기 힘든 지침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서는 더욱 명심할 사항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양호 교수는 긴 말이든 짧은 말이든 '3단계 구성법'을 구사해 보라고 권한다.

우선 1단계에서는 할 말의 주제를 선언한다. 예컨대 "나는 지금부터 ○○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와 같이 주제를 분명히 밝힌다. 이때 주제는 좁게 잡되 흥미로워야 한다. 2단계에서는 구체적인 화제(話題) 를 전개한다. 이때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예화를 중심으로 말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솝우화와 같이 알기 쉽고 재미있으며 짧으면서도 교훈이 있는 것이 예화로 적절하다. 자신의 경험담이면 더욱 좋다.

이솝우화라도 '개미와 베짱이' 같이 널리 알려진 것은 신선미가 떨어질 수 있어 신세대 개미와 베짱이로 바꿔본다. 3단계에서는 짧은 '촌평'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말하고 주제를 한번 더 반복함으로써 이제까지 말한 내용을 정리해준다.

음성 표현도 내용 못지않게 말의 '질'을 좌우한다. 강조할 부분은 힘을 주어 열성적으로 말한다. 말에도 그림과 같은 원근법이 있다. 다만 그림과는 반대로 멀리 있는 많은 청중을 향해서는 크고 느리게, 가까이 있는 이에게는 작고 빠르게 말한다. 차렷 자세나 제스처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피치 강사 임선희씨는 "손바닥을 뒤집으며 휘젓는 자세나 구부정하게 서는 자세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선은 앉아있는 사람의 약간 위쪽을 바라보는 게 좋으며 청중과 눈을 맞추며 얘기하면 교감을 쉽게 나눌 수 있다.

한손에 마이크를 잡았을 때 나머지 손은 얌전하게 차렷 자세로 옆구리에 대는 게 단정해 보인다. 나머지 한손으로 마이크 줄을 휘감고 몸과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는 '노래방 자세'는 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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