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년전 「부산조감도」가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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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경=최철주 특파원】
17세기 중엽 조선통신사가 거쳐가던 부산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린 부산조감도가 15일 동경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 희귀한 그림은 일본인 「마쓰우라」씨 (39·동경판교구전야정1의44)가 소장하고있던 것으로 재일 사학자 이진희씨에 의해 확인되었다.
가로 99cm, 세로 75cm크기의 이 그림은 조선시대 부산의 항구와 방파제뿐만 아니라 시가·용미산·두모포의 왜관까지 그려져 있으며 그 위치나 방향이 사실 기록과도 일치하는 등 약 3백50여년전 부산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부산조감도는 주요 도로가 채색되어 있으며 장산봉에 있었던 봉화대를 화립처라고 표시하는 등 일본식 표기가 많아 에도(강호)시대 부산을 드나들던 일본인 화가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그림은 약간 흠집이 있고 벌레 먹은 부분이 있긴 하나 전반적으로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부산조감도를 감정한 이씨는 『17세기중엽 부산포의 모습을 알리는 그림은 이것이 최초다. 부산진성까지도 정확히 그려져 있는데 놀랐다.
이 그림은 조선과 에도시대의 한일관계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보관되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마쓰우라」씨는 사업차 서울을 왕래하면서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대마도 관계자료를 수집해왔으며 지난80년 서울 골동품상에서 우연히 부산조감도를 발견, 이를 구입했으나 아직까지 전문가의 감정을 받지 못해 집에 보관해왔었다고 밝혔다.
「마쓰우라」 씨는 『부산조감도가 매우 귀중한 역사적 자료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금년 여름 서울에서 열리는 조선통신사전에 이를 전시, 여러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전시가 끝나면 호암미술관에 이 그림을 기증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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