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형→일임형…ISA 바꿔도 세금 혜택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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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3월 은행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한 김선경(37·여)씨는 얼마 전부터 해지를 고민했다. 그가 가입한 상품은 신탁형인데, 이후 금융회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일임형 ISA가 속속 나왔기 때문이다. ISA는 1인 1계좌만 허용되기 때문에 일임형에 추가로 가입할 순 없었다. 기존 상품을 해지하면 의무 가입기간(5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세금 혜택(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일임형 상품 늘어 투자자 관심 쏠려
옮겨가고 싶은 금융사서 처리 가능
예적금 조기 해지하면 이자율 손해
펀드, 석달 내 환매 땐 비용 치러야

김씨와 같은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ISA 계좌이전 제도가 18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ISA 가입자가 세제혜택을 유지하면서 가입 금융회사 또는 상품을 바꿀 수 있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6월 말 기준으로 237만 명이 가입해 투자금액이 2조4573억원에 달한다. 금융회사 간 ‘고객 경쟁 뺏기’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ISA 계좌 이전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소비자가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문답으로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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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전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있나.
“주민등록증 같은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을 가지고 새로 이전해가려는 금융회사를 찾아가면 된다. ISA 가입 자격 확인을 위한 서류는 필요 없다. 이미 기존 ISA 가입과정에서 가입 자격이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또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가입 중인 금융회사의 ISA 계좌번호는 알고 있어야 한다. 현재 가입 중인 금융회사는 찾아갈 필요가 없다. 해당 금융회사 콜센터가 확인 전화를 걸어오면 가입자는 계좌를 옮기겠다는 의사를 확인해주면 된다. 단, 콜센터 전화를 여러 차례 받지 않아서 가입자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신청이 취소될 수도 있다.”
기존 계좌 자금 중 일부만 옮길 수 있나.
“안 된다. ISA는 1인 1계좌만 허용되기 때문에 전액을 옮겨야 한다. 자금이 이전되면 기존 계좌는 해지된다.”
계좌이전 처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계좌 내 모든 자산을 환매한 뒤 자금이 이체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예·적금만 보유하고 있다면 2~3영업일이면 된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4~5영업일가량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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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전 시 따져봐야 할 점은 무엇인가.
“상품별 수수료와 일임형 ISA의 수익률 수준을 꼼꼼히 비교해 보고 어떤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비교공시 사이트 ‘ISA 다모아(isa.kofia.or.kr)’를 통해 공시된다. 지난달 말 공시된 증권사 일임형 ISA 수익률을 살펴보면 3개월 수익률은 최저 0.1%에서 최고 5.01%까지 천차만별이다. 7월 말엔 은행권 일임형 ISA 수익률도 공시될 예정이다.”
계좌를 옮기면 비용이 발생한다던데.
“그렇다. 그 비용은 금융사와 상품에 따라 다르다. 예·적금은 일정 기간 안에 해지하면 약정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게 된다. 펀드는 3개월 내 환매하면 투자이익금의 일부를 환매비용을 물리기도 한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은 중도에 상환하면 보통 평가금액의 90~95%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런 비용을 줄이려면 ELS의 조기상환시점을 따져본 뒤 계좌이전 시점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확한 환매 비용은 투자설명서와 약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좌 이전하면 가입기간 산정은 어떻게 되나.
“이전하기 전 기존 ISA 계약을 체결했던 날짜를 기준으로 가입기간이 계산된다. 기존 계좌에서 받고 있던 비과세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온라인으로는 계좌 이전을 할 수 없나.
“지금 당장은 안 된다.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계좌이전을 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전산시스템이 만들어지는 9월 1일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일임형ISA로의 계좌이전도 할 수 있게 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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