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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 교육에 나서는 O2O 스타트업들] 교육을 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의 차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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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피자집. 장사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하루에 달랑 3판을 팔 때도 많았다. 사람들에게 피자집을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도 몰랐다. 하루 하루를 버티는 게 힘들었다. "

2014년 어느 날, ‘꽃보다매출’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장사를 못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교육이라기에 신청을 했다. 운이 좋게도 6명 중 1명으로 선정됐다. 100일 동안 7번의 교육을 받으면서 피자집 운영에 대한 철학이 잘못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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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스타트업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상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2014년 9월부터 시작한 배민아카데미

교육을 받은 후 손님 응대와 서비스 정신부터 달라졌다. 서울 상암동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김민서 대표는 교육을 받은 지 2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피자가게가 3곳이나 되고, 가맹점도 1곳을 둔 성공한 자영업자로 변신했다.

배달의민족·야놀자 등 소상공인 대상 ... 실무 교육·컨설팅 상생으로 윈윈 노려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자영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들은 매장 운영이 힘들어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기 힘들다”면서 “매장주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보니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 매장 운영 힘들어도 해결 노하우 얻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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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 관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야놀자 아카데미’

배달의민족·야놀자 등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분야를 이끌어가는 스타트업들이 오프라인 매장과의 상생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매출이 나빠져 매장 운영에 힘들어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전문가들이 교육과 컨설팅을 해주면서 매장의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게 돕고 있다.

O2O 스타트업 중 가장 먼저 매장 교육에 나선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2014년 9월부터 ‘꽃보다매출’이라는 컨설팅 프로그램(현재는 배민아카데미)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업소가 약 18만 개”라며 “서비스를 운영하며 대표들을 만나면서 이들의 고충을 많이 들었다.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꽃보다매출은 그동안 보기 힘든 강연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100일 동안 7번의 교육을 진행했고, ‘대박집의 세가지 비밀’ ‘인상을 바꿔라’ ‘인심 충전’ 등의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강사진도 실무에 능한 이들이 나섰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는 ‘대박집의 세가지 비밀’ 중 ‘인사’와 ‘청결’ ‘인심충전’이라는 소재로 강연했다.

한국웃음연구소 김채송화 소장은 업주들에게 ‘웃음’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 교육을 받은 업소는 교육 이후 평균 매출 2배가 증가했다”고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자랑했다. 배달의민족은 2014년 10월부터 ‘배민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열기 시작했다.

매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2016년 6월까지 총 40회가 진행했다. 지금까지 1700여 명의 업주들이 참석했다”

올해 6월에는 꽃보다매출 시즌2 ‘장사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생역전이 필요한 소상공인 집중 코칭 프로그램으로 사연접수를 통해 35명의 업주를 선발했다. ‘인사가 만사다’ ‘적자생존’ ‘깨진 유리창의 법칙’ 같은 교육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음식 업소 10개 당 8개 꼴로 5년 내 폐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교육”이라며 “교육에 목말라 있던 분들이기 때문에 현장의 열기는 늘 뜨겁고, 교육 만족도가 높아 재수강하는 분도 많다”고 배민아카데미의 의미를 설명했다.

요즘 숙박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2015년 4월부터 야놀자가 운영하고 있는 ‘야놀자 아카데미’다. 침대 시트 갈아끼우기 같은 초보적인 매뉴얼 교육부터, 모텔 신축에 필요한 법적 문제까지 숙박 업소 운영에 대한 모든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야놀자 아카데미는 ‘야놀자 제휴점 정기교육’ ‘룸메이드 양성과정’ ‘객실 전문가 클래스’ ‘중소형 토텔 창업 과정’ 등의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창업 10년 선포식에서 약속한 내용”이라며 “숙박업의 현대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야놀자 아카데미 발족 이유를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숙박업소 대상의 교육프로그램인 ‘야놀자 제휴점 정기교육’을 받은 곳은 150곳이 넘어섰다. 숙박업 실전 운영 노하우, 숙박업 서비스 기본기 다지기 같은 운영에 꼭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룸메이드 양성 교육과 객실 전문가 클래스는 야놀자 아카데미만이 선보이는 특화된 교육이다. 이 과정을 수료한 이들은 야놀자 아카데미와 제휴를 맺은 특급호텔 90곳과 중소형 숙박업소 9700여 곳에 취업 지원도 가능하다.


| 교육 수료 후 취업 지원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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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마케팅 능력을 키워주고 있는 스포카의 ‘도도 아카데미’

관광호텔이나 모텔, 게스트하우스 같은 다양한 숙박 시설의 창업을 돕는 중소형 호텔 창업 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건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법률 문제, 대출 등에 관한 금융, 설계와 시공부터 운영, 관리,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12회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야놀자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이들은 지금까지 330여 명에 이른다.

태블릿 기반 매장 멤버십 서비스 ‘도도 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는 스포카도 2015년 2월부터 ‘도도 아카데미’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스포카는 7000여 개 매장에서 800만 명의 적립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카 관계자는 “매장 운영을 하는 데 마케팅 지식이 부족해서, 혹은 도움을 받을 만한 커뮤니티가 없어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자영업자를 초대해 마케팅 지식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로 나눠 ‘소상공인 데이’와 ‘프랜차이즈 데이’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 + 프랜차이즈 데이 with 카카오’를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데이 with 러쉬코리아’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5회 진행했다. 프로그램 1부는 스포카의 마케팅 전문가와 외부 초대강연자의 강연이 이뤄지고, 2부에는 참가자들의 네트워킹 시간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총 6번의 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졌다.

오프라인 매장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O2O 스타트업도 나오고 있다. 레스토랑 맛집 검색 및 예약 서비스 포잉을 운영 중인 트러스트어스(Trust Us)는 외식 관계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트러스트어스 정범진 대표는 “기존 레스토랑들의 성공 사례를 함께 나누는 세미나와 레스토랑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세미나 등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박스기사] 이수진 야놀자 대표- “숙박업의 현대적 운영방식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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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이수진 대표

‘숙박업의 선진화’를 내걸며 2005년 야놀자를 창업한 이수진(39) 대표. 지난해 창업 10년을 맞아 야놀자의 ‘리스타트’를 선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교육기관인 ‘야놀자 아카데미’ 설립이었다. 숙박업의 창업부터 운영 노하우까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야놀자 아카데미’를 만든 이유는.
“지난해 창업 10주년 ‘리스타트(Restart)’ 선포식에서 세 가지를 약속했다. 모텔로 대표되는 숙박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겠다는 것과 숙박업 시설의 현대화를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모텔을 예전의 생각으로 운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적 운영 방식의 매뉴얼을 숙박업 관계자들에게 전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야놀자 아카데미를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1년 정도 준비한 후에 발족을 했다. 야놀자 비즈팀이 전담해서 준비했다. 야놀자 아카데미에는 5명의 전문강사와 10명의 외부강사가 활동하고 있다. 5명의 전문강사는 모두 숙박업에서 일했던 경력자들이다. 이들을 선발해서 강사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게 했다. 숙박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공을 들여야 한다.”

야놀자 아카데미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모텔을 건설하는 것부터 운영방식까지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상권을 보는 법부터 시작해 인사하는 법, 인테리어 하는 방법처럼 숙박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교육 과정으로는 중소형 숙박창업 교육, 하우스키핑 코디네이터, 전문가원데이 클래스, 야놀자 코텔 입문교육, 도시민박업 및 한옥체험업 운영자, 룸메이드 양성과정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

하우스키핑 코디네이터나 룸메이드 양성 과정이 독특한 것 같다.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숙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세세한 내용을 보통 선배들한테 배웠다. 매뉴얼도 없어서 누구에게 배웠느냐에 따라 모두 다르다. 우리가 가르치는 매뉴얼은 창업 이후 11년 동안 정리해놓은 내용이다.”

지난 1월 야놀자 아카데미가 강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언론기관 부설 평생교육원 설립인가를 받았다.
“국비 무료 교육 프로그램 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산업진흥원 일자리네트워크사업 공식 협력기관으로 선정이 되어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하우스키핑 코디네이터라는 수료증도 받게 됐다. 야놀자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맘만 먹으면 대부분 취직할 수 있게 우리가 도와주고 있다.”

교육을 받은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각 과정에 신청한 이들이 10명도 채 안됐다. 지금은 각 과정에 30여 명 정도가 수업을 듣고 있다. 입소문이 나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O2O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O2O 분야 스타트업이 사업을 하다 보면 오프라인에 집중하게 된다. 수익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상생을 해야만 O2O 스타트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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