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총이 호신용으로 잘 팔린다|범죄악용·안전사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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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호신용」으로 공기총을 산다.
강도·절도는 날뛰는데 경찰의 방범은 미덥지가 못해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새잡는 공기총을 도둑 잡는 호신용으로 사들이고 있다.
사더라도 보관은 경찰관서에 맡겨야하는 엽층과는 달리 가정보관이 자유로운 공기층을 호신용으로 사들이는 「무장가정」이 늘어나자 공기총제작사에서는 노루까지도 잡을 수 있는 강력 연발총을 개발했고 총포사에서는 요즘 사냥철을 호기로 도둑이 노리기 쉬운 고급주택가에서 『도둑 잡이에는 이 총이 제일』이라는 판촉 활동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공기총의 대량보급은 거꾸로 공기총이 범행에 악용되거나 안전사고를 빚을 우려도 크다.
◇구입유행=고급 주택가가 많아 강력사건이 빈발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관내의 경우 신고된 것만 따져 지난2월중 68명이 공기총을 새로 구입했던 것 이 지난 11월에는 1백51명으로 83명 (1 2배)이 늘었다.
서울 잠원동 H아파트에 사는 배모씨(범 회사원)는 지난달 말 A공기총을 6개월 할부로 48만원에 구입했다.
배씨는 지난10월초 아파트 이웃에 강도가 들어 카메라 등 1백여 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린 뒤 강.절도 사건이 남의일 같지 않아 공기총을 샀다.
서울 불광동 오모씨(40 회사원)는 지난7월 공기총을 구입, 『공기총에 아예 실탄까지 장전해 머리맡에 두고 잔다』고 말했다. 오씨는 사냥 갈 생각은 없고 동네에 강·절도 사건이 찾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총을 샀다고 말했다.
오씨는 파출소가 7백여m떨어져 있어 도둑이 들어도 즉각 도움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
방송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모씨(47 서울서초동)는 3년 전부터 공기총을 집에 두고 있다. 지난5월 현재 집으로 이사한날 김씨는 마당에서 일부러 10여발의 공포를 쏘았다.
짐에 공기총이 있음을 과시해 도둑의 표적을 피해보자는 시위.
◇사고·범행=지난9일 하오 서울연희1동 럭키모노륨 연희직매장에서 전종업원 김종배씨(31)가 영업과장 윤봉원씨(37)와 말다툼 끝에 공기총으로 옆구리를 쏘아 중태에 빠뜨리기도 했다.
◇공기총=국내 B개 공기층 제조업체에서 3종류가 나와 있다.
펌프작용으로 압축된 공기를 이용, 1발씩 쏘는 재래식과 한번에 5∼6발의 탄환을 장전해 연속 사격 할 수 있는 연발식, 또 「카드리지」로 불리는 고압측 공기통을 이용해 재래식보다 5배정도 강력한 위력을 갖는 신식 공기층이 있다.
가격은 성능에 따라 18만원부터 42만원까지.
재래식 공기총은 압축 공기 힘이 약해 꿩도 잡기 힘들 정도여서 인명에 큰 피해를 줄 수 없으나 최근에 나오는 공기총은 10m 밖에서 두께 2㎝ 가량의 합판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있다.
엽총은 경찰관서에 맡겨 보관 해야하나 공기총은 신고만하고 집안 보관이 자유롭다. <최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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