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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전보인 등원협상과 양측입장|「파행정국」엔 여야모두 괴롭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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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기국회 정상화 협상이 민정당측의 헌법특위에 대한 신축성, 신민당의 개헌 서명운동 유보 시사로 급진전해 성사여부의 문턱에 와있다.
양측이 이처럼 강경대치의 입장에서 한걸음씩 물러나 적극적인 자세로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것은 파행정국의 고통을 양쪽이 다 겪고있기 때문. 여당은 또한번의 「단독」 을 피하고 싶을 뿐아니라 야당의 장외화를 붙들 필요성이 있고, 야당 역시 원내라는장을 버릴수 없는데다 힘겨운 장외운동에 나서지 않을 명분이 필요했던것 갈다.
○…민정당은「한손에 대화협상, 한손에 단독강행」 이라는 두 카드를 들고 막바지 절충에 임하고 있다.
이번주말까지는 대화를 시도하지만 신민당이 정 고집을 피운다면 다시한번 밀어불이겠다는것.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13일중 의총을 열어 단독국회에 돌입했겠지만 노태우대표위원·이세기총무의 주장으로 「마지막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여당안에는 강경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또한번의 「단독」에 따른 부담 △야당의 장외운동저지등 현실적 필요성 때문에 다시 협상카드를 준비했다는분석이다.
12·2 예산안파동직후 실시한 간이 여론조사등을 통해 민정당은 「단독」 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또 이같은 「모양내기」 외에도 단독국회는 신민당의 장외투쟁으로 곧장 연결된다는 전망도 여권은고려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같은 배경에서 지난 11일 열린 정부·여당 고위전략회의에서는 주말 단독국회를 일시 보류 마지막 절충을 위해 이날 준비된게 이총무가 12일 회담에서 제시한△헌특을 재론할수 있으며△의회주의 원칙을 인정하고 의사당폭력에 유감의 표시가 있다면 「성의껏 협의」할수 있고△조감법은 신민당의 개정안을 놓고「협의」 할수 있다는등.
그러나 12일 상오회담 내용을놓고 협의를 한 민정당 핵심당직자 모임에서는 『정부· 여당외 의지를 무시한것』 이라는 비판이 나와 이총무와 한바탕 언쟁이 있었다는 한 관계자의 전언.
그만큼 당내의 기류가 강경에 머무르고 있다는 증거인데 이총무는 『그래도 13일 의총은 일단 넘겼다』 고 안도함으로써 그의 협상타개노력이 안팎으로 얼마나 어려운가를 시사.
○…12일 총무회담에 앞서 이세기민정당총무와 김동영신민당층무는 11일 심야 추적하던 기자들을 따돌리고 극비리에 접촉을갖고 쟁점들에 대한 초벌협상을대충 끝냈다는 얘기다 전날 저녁 전화로 「대화재개」를 약속한 양총무는 11일아침 당지도부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이날저녁 프레스센터의 언론인 송년의 밤 리셉션에 참석한데 이어약속장소인 하이야트 호텔에 가려했으나 낌새를 챈 기자들이 추적하자 각자 일단 귀가.
그후 이들은 밤10시쯤 호텔신라1730호실로 가 새벽1시가 넘도록 헌법특위, 조감법, 의원보좌관 형사입건문제, 개헌추진서명운동등 여야간 현안 전반에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고, 국회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후문.
이자리에서 이민정당총무는 헌법연구특위가 「이미 떠나버린 열차」 라는 민정당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국회정상화와 관련해선 다소 융통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뜻을 전했고 김신민당총무는『그렇다면 한번 해보자』 고 적극적으로 나선것.
이에따라 김신민당총무는 등원을 가능케 하는데는△특위구성△농가부채탕감△조감법에대한 융통성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했고 이민정당총무는 농가부채탕감에 난색을 표하는 대신△노동법개정△예산안단독처리와 의원보좌관에 대한 형사입건조치에 대한국회의장의 유감표명및 공한발송에 의한 자율처리등을 제시.
여기서 양총무는 여야간 현안이었던헌특·의원보좌관문제·예산안단독처리사과·정기국회잔여회기 정상화등에대해 사실상 대체적인 의견접근을 본 셈이 되었고 더나아가 이 모든 문제를대표회담올 통해 해결한다는데까지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양총무는 이같은 합의를 일체비밀에 붙이기로 하고 각자 당내「융통성」을 최종 타진한뒤 12일상오 공식접촉키로하고 헤어졌다.
○…김동영신민당총무는 12일상오 8시쯤 삼양동자택으로 이민우총재를 방문, 전날밤있었던 총무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어떤형태이든 헌법에 관한 특위구성은 가능할것 같다』 고 보고.
이에대해 이총재는 꼭 개헌특위가 아니더라도 헌법심의 특위정도라면 괜찮다는 융통성을 시사하고 가급적 총무에게 재량권을주기위해 구체적 주문을 피했다는것.
이총재는 국회에 나와서도 『국회의원의 등원에 특별한 명분이 필요없다』는 지론을 거듭 강조, 총무회담이 낳을 「물건의 질」 에 대해 크게 괘념치 않는다고 시사하는등 총무회담의 부담을 가능한한 덜어주려는 인상.
한편 김총무는 1차총무접촉을마친후 『이총무가 세지긴 세진 모양』 이라며 회담의 진척에 만족감을 표시한뒤 이총재와 노승환·이중재· 양순직부총재, 홍사덕대변인등과 함께 J음식점에서 총무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대책을 숙의.
김총무는 『민정당측이 헌법연구특위라면 연내구성에도 합의해주겠다더라』며『분위기를보니「연구」 나 「심의」 를 뺀 「헌법특위」라고 한다면 저쪽에서 받을것같다』 고 보고하며 이를 밀어붙이겠다고 설명.
김총무는 또 『이총무가 「연구특위」 이상의 융통성에는 난색을 표하면서도 협상이 깨지는 것을 원치는 않는것 같더라』 면서 『수습하려고 나섰다니까 긍정적 결과가 있을것 같다』 고 보고.
그러면서 김총무는 협상타결의조건으로 민정당측이 제시한 장외투쟁의 포기, 즉 「의회주의」 의명백한 선언쪽에 오히려 협상의 암초가 있지않겠느냐고 걱정했다는것.
그러나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헌특구성에 합의하더라도 질질끌 경우에 대비, 구성시기등을 못박는 것이 좋겠다』 고 조언하고 장외투쟁에 대한 일종의 강서를 요구할 경우 협상은 결렬되는 것임을 주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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